턱밑 추격 中, 달아나는 美…AI레이스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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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1-05-2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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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표 IT기업 화웨이가 최근 미국의 주요 인공지능(AI) 'GPT-3'에 밀리지 않는 기술을 선보였지만 미국의 기술 선도 지위는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다. 구글의 기존 AI 모델 '버트(BERT)'의 성능을 압도하는 AI 신기술들이 '구글I/O'에서 공개됐다. 구글은 사람처럼 다양한 주제로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대화형 AI 모델 '람다(LaMDA)'와 인터넷 검색서비스·AI음성비서의 정보제공·답변 능력을 높여줄 수 있는 '멈(MUM)'을 선보였다.

현재 기업 홈페이지나 메신저 서비스용 챗봇 등으로 상용화된 대화형 AI는 단순한 질문에 짤막한 문장이나 문단으로만 답하는 한계가 있다. 이와 달리 구글의 시연에서 람다는 정보가 불충분하거나 답 없는 질문에도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대답했고, 멈은 복잡한 검색 조건이나 텍스트와 사진·영상 등을 결합한 질문에 답할 수 있는 AI로 소개됐다. 구글은 검색엔진, 음성비서, 업무용 협업솔루션 등 상품에 두 AI 기술을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멈의 '자연어 이해' 성능이 기존 버트보다 1000배 이상 강력하다고 밝혔다. 이 둘은 아직 구글이 한창 개발 중인 기술로, 성능이 더 개선될 수 있다.

최근 중국에서도 정부 투자를 배경으로 기업들의 AI 기술 개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화웨이가 지난달 공개한 '팡구-알파(PanGu-α)' 모델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화웨이 연구진은 팡구-알파가 GPT-3보다 더 많은 수의 파라미터를 사용해 까다로운 중국어 기반의 텍스트 요약, 질의응답, 대화형 AI 역할 수행 등의 성능이 더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팡구-알파는 전자책, 백과사전, 뉴스, 소셜미디어, 웹페이지 등에서 추출한 중국어 데이터 1100GB가량을 학습해 2000억개 파라미터로 계산을 수행하는 초거대모델이다. 파라미터 수가 많으면 그만큼 AI의 계산량이 많다는 뜻으로, 결과의 정확도와 성능을 높일 수 있다.

중국의 기술력 성장에도 미국의 AI 기술 주도 흐름은 지속되고 있다. 학계에 따르면 미국에선 민간기업이 AI 기술을 오픈소스화하면서 생태계 주도권을 다져 왔고 미국 정부 차원에서 슈퍼컴퓨터 등 AI 하드웨어 인프라의 경쟁력도 높여 가는 중이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작년 거부권을 행사했던 2021년도 국방수권법안이 올초 통과됨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 체제의 미국 정부도 향후 5년간 AI R&D 투자 강화와 연구자 대상 컴퓨팅인프라 지원 등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 '포스트코로나시대의 미·중 IT패권경쟁을 바라보는 관전포인트' 보고서에 따르면 AI분야에서 미국의 저력은 2015년 미국 정부가 '미국을 위한 혁신 전략'을 시작으로 수년간 지속 수정·보완된 슈퍼컴퓨터·AI 선도기술 개발 정책에서 나온다. 미국 국방부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연구성과 실용화를 지원하고, 상무부 국립과학재단(NSF)이 대학·연구소의 장기적 기초연구에 집중하는 환경을 조성한다. AI 개발 도구를 공개하는 미국 기업 활동은 선도기술 모방으로 생태계에 포섭된 후발 기업과 국가를 미국의 조력자로 삼는다. SPRi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핵심 AI 알고리즘 기술은 미국 주도 생태계에 편입해 학습하는 추격형 모델로 성장했으나 중국 정부는 '국가 차세대 AI 개방 혁신 플랫폼' 구축 계획을 발표하면서 직접 오픈소스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하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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