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업계에 따르면, 메타버스 오피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가상현실(VR) 기기 오큘러스퀘스트2에 가상 오피스 앱 ‘스페이셜’을 출시했다.
스페이셜은 가상의 공간을 만들면, 본인과 유사한 모습의 아바타가 업무를 보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실제 업무에 활용하는 문서 파일을 동료와 공유하고, 동료에게 본인의 컴퓨터 화면을 보여주면서 업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이 밖에 브레인스토밍, 협업 디자인, 프로덕트 리뷰, 프레젠테이션 등의 툴을 제공한다.
가상의 공간인 만큼 스페이셜에서는 간담회도 가능하다. 실제 페이스북 코리아는 ‘진정한 초연결 시대, 메타버스의 시작과 미래 오피스’라는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컨트롤러가 사용자의 손 움직임을 인식해 자연스러운 제스처를 취하고, 대화할 때 입모양도 함께 움직일 수 있다. 실제 간담회뿐만 아니라 워크숍, 병원, 연극, 대학 수업 등에서도 스페이셜은 활용되고 있다.
스페이셜이 가상의 3차원(3D) 세계를 구현했다면, 게더타운은 2차원의 메타버스 오피스를 지향한다. 가상의 공간에서 본인을 대신한 아바타를 통해 동료와 협업을 진행할 수 있다. 게더타운은 사람 규모에 따른 공간을 나눌 수 있다. 최소 2명부터 100명까지 총 4개 방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게더타운 안에서는 아바타가 가까이 접근하면 비디오가 자동으로 작동해 얼굴을 보고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화이트보드 기능도 있다. 아바타를 화이트보드 주변으로 이동하면 화이트보드가 활성화된다. 화이트보드에 업무 내용 등을 적으면 게더타운에 참여한 동료들과 공유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최근 혼합현실(MR) 플랫폼인 메시를 선보였다. MS의 헤드셋 장치 ‘홀로렌즈2’를 착용하고 메시에 접속하면 아바타의 모습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동료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의료 현장에서도 메타버스가 떠오르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최근 열린 학술대회에서 온라인 외과 수술 교육을 진행하는 교육 시스템을 선보였다. 참석자들은 360도 카메라로 수술 과정을 지켜봤다. 향후에는 진료·건강관리, 디지털 치료제 검증 등도 메타버스에서 구현될 전망이다.
독일 완성차 업체인 BMW는 18개월 분량의 엔지니어 교육 프로그램을 AR 기반으로 구성했다. 신규 엔지니어가 쉽고 빠르게 이해하도록 메타버스를 활용한 것이다.
최근 엔리얼(Nreal)은 스마트폰 호환성을 높인 3D 시스템 애플리케이션 ‘네뷸라2.0(Nebula 2.0)’과 MR 글래스 ‘엔리얼 라이트(Nreal Light)’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최근까지 ‘엔리얼 라이트’는 각국의 파트너 통신사와 소비자를 대상으로 특화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었다. 새롭게 출시된 네뷸라 2.0은 통신사 제한 없이 호환 가능한 스마트폰 기기를 확대하여 기업과 공공기관에서 혼합 현실, 메타버스에 관련된 솔루션을 손쉽게 도입할 수 있게 됐다.
네뷸라2.0은 에어 케스팅 모드(Air Casting Mode)와 MR모드(Mixed Reality Mode)로 구성돼 있다. 에어 케스팅 모드는 스마트폰 전체 화면의 미러링 모드와 측면에 나타나는 보조 화면 모드, 두 가지 디스플레이 옵션을 제공한다. MR모드는 사용자의 전체 시야를 감싸 더욱 몰입감이 강한 혼합 현실 경험을 제공한다. MR모드를 통해 온라인 화상 회의를 하면서 동시에 워드 프로세서를 사용할 수 있다.
치슈(Chi Xu) 엔리얼 대표는 “엔리얼 라이트가 한국, 유럽 시장에 판매를 시작한 후 예상을 뛰어넘는 고객들의 반응을 얻었고, 메타버스를 도입하고자 하는 기업으로부터 호환되는 스마트폰의 확대를 바라는 많은 요청이 있었다. 이번 네뷸라 2.0 출시를 통하여 MR글래스의 고객층이 비약적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정보 서비스 기업 직방의 경우 현실 사무실 공간을 대폭 축소하고 메타버스 사무실 위에서 직원끼리 업무를 하도록 했다. 최근 직방은 온택트 근무 협업 툴 ‘메타폴리스(Metapolis)'를 선보인다. 조만간 사옥을 없애고 100% 비대면 근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안성우 직방 대표는 “임대 기간이 끝나면 사옥이 사라지고 전 직원들이 모두 가상공간으로 출근하게 된다”면서 “메타폴리스라는 가상공간에 건물을 세우고, 1개 층에 오피스를 차려서 근무하고 있는 직방 직원들이 지나가면서 서로 인사하고 업무를 협의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도로 ‘메타버스 얼라이언스’가 출범했다. 메타버스 관련 산업계와 협회 등이 중심이 돼 메타버스 생태계를 조성하고 현실과 가상의 다양한 영역에서 메타버스 플랫폼을 기획하자는 취지다.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는 ‘가상융합경제 발전 전략’의 일환으로 디지털 뉴딜을 실현하고, 메타버스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민간이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정부가 뒷받침하는 체계다. 얼라이언스는 △메타버스 공개토론회 △메타버스 윤리적·문화적 이슈 검토 △기업 간 협업 통한 메타버스 플랫폼 발굴 등으로 구성된다.
과기정통부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과 함께 메타버스 허브를 중심으로 메타버스 과제 공동 발굴·기획을 촉진한다. 아울러 메타버스 기업의 성장 지원, 콘텐츠 제작·실증, 개발자 교육 등을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조경식 과기정통부 2차관은 “메타버스는 인터넷과 모바일의 뒤를 잇는 차세대 플랫폼 혁명으로 하나의 큰 기업이 독점하는 공간이 아닌 여러 기업과 주체가 함께 공존하면서 만들어가는 공간”이라며 “민간 주도의 메타버스 얼라이언스가 협력의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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