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동산 청약 경쟁률 상위권 10개 아파트 단지에는 공통점이 있다. 아파트 주변에 숲, 산, 공원 등이 있는 이른바 '숲세권' 아파트라는 점이다.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해당 지역의 인기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집값 상승과도 큰 관련이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자유로운 외출에 제약을 받으면서 집 근처에서 야외 활동을 하며 지친 몸과 마음을 힐링하려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에 숲세권 아파트의 인기가 치솟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숲은 코로나19로 인한 우울증인 '코로나 블루'를 완화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이 실시한 '코로나 숲케어 지원사업'(코로나19 대응 종사자 대상) 프로그램에서도 산림복지 프로그램 운영 후 심리 변화를 알아본 결과, 프로그램 참여 후 참가자들의 정서 안정(긴장・불안, 근심・두려움, 만족・평온함, 자신감・낙관 등) 상태가 개선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지난 4월 분양한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 '관악 중앙하이츠포레'는 1순위 청약 시 평균 217.89 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고, 단지 인근에는 약 12만8100㎡ 규모의 근린공원이 자리 잡고 있다.
같은 시기 분양한 남양주시 와부읍 도곡리 '덕소강변스타힐스'는 1순위 청약 시 최고 경쟁률 507 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고 이 단지 인근에는 도곡근린공원, 덕소생태공원 등 다수의 공원이 인접해 있다.
코로나19가 본격화한 지난해 2월 이후 숲과 공원을 품은 단지들의 가격 상승률도 두드러졌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북서울 꿈의 숲'과 '오패산'이 자리 잡고 있는 강북구 번동의 경우 지난해 2월부터 올해 5월까지의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39%로 강북구 내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강북구 평균 상승률(33%)을 상회했다.
북서울 꿈의 숲과 가장 인접한 단지인 '번동한양아파트'는 지난 5월 6억5000만원(84㎡·11층)에 거래되며 지난해 2월 4억원(84㎡·10층)에 비해 1년 4개월 만에 2억5000만원가량 올랐다. 같은 기간 숲과 거리가 먼 번동 '수유역두산위브2차'는 6억3000만원(84㎡·9층)에서 7억8500만원(84㎡·12층)으로 올라 숲세권 단지인 '번동한양아파트'보다 상승액이 9500만원가량 낮았다.
지방도 같은 브랜드 단지임에도 공원과 인접한 거리에 따라 시세 상승률이 달랐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용정동 '청주 호미지구 우미린에듀파크 1차'는 지난 4월 4억2800만원(84㎡·12층)에 거래가 되며 지난해 2월 2억7000만원(84㎡·21층)보다 1억5800만원이 상승했다. 단지 바로 앞에는 호미골 체육공원, 용정축구공원 등 대형 공원들이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비해 학세권인 '우미린에듀파크 2단지'는 지난 5월 4억2000만원(84㎡·6층)에 거래가 되며 지난해 2월 3억2200만원(84㎡·11층)보다 9800만원 오르는 데 그쳤다. 숲세권 여부에 따라 6000만원가량 프리미엄이 형성된 것이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으면서 주거 패러다임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정서적 안정감과 건강증진에 보탬이 되는 숲, 녹지공간 등이 중요 가치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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