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총리는 1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여당의 전 국민 지급 주장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면서도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해서 결정해 오면 정부로서는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김 총리는 "(재검토) 과정에서 왜 재정 당국이 이렇게 고민했는지, 또 국민이 원하는 것은 모두 똑같이 나눠달라는 것인지, 아니면 조금 더 어려운 사람들에게 더 두텁게 지원하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있을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이에 앞서 김 총리는 '소득 하위 80%까지만 재난지원금을 주는 게 과연 옳은 일이냐'는 어기구 민주당 의원 질의에 "(소득) 분위별로 보니 1~4분위 소득은 확실히 줄었고 고통스럽다는 게 나왔다. 5분위는 오히려 소득이 늘었고 부채도 줄었다"며 "이를 고려해서 1~4분위까지는 지원하고 5분위는 사회적으로 양보하는 게 어떠냐고 판단해서 안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급 대상 선별에 500억원이 넘는 행정비용이 들어간다'는 어 의원 지적에는 "(그 행정비용을) 이번 예산안에 넣었다"면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급하더라도 행정비용은 들어간다"고 답변했다.
김 총리는 또 "한 푼도 들지 않는 것은 없다"며 "(행정비용은) 선별지급을 하든 국민 전체에 지급하든 관계없이 들어가는 비용"이라고 거듭 피력했다.
아울러 '지원을 받지 못하는 20% 국민이 세금을 많이 냈다'는 어 의원 질타에는 "이 논쟁을 오래 할 수는 없다"며 "보편지급이 옳으냐, 선별지급이 옳으냐 하는 논쟁은 조금 아닌 것 같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이번 재난지원금 지급이 대선용 선심성 현금살포냐'는 어 의원 질문에 "우리 국민이 이런 재난지원금 가지고 표심을 움직이거나 그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잘라 말했다.
김 총리는 전날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 출석해서도 전 국민 지원금 지급 안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추경 규모 증액에 대해서도 "더이상 빚을 내기 어렵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전날 전 국민 지급이 아닌 소득 하위 80% 지급 필요성을 피력하는 과정에서 "(고소득자들에게) 사회적 기여를 한다는 자부심을 돌려 드릴 수 있다"고 말한 데 대해서는 이날 "표현이 조금 부족했던 것 같다"며 유감의 뜻을 밝혔다.
김 총리는 '해당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명할 의사가 있느냐'는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사회적인 연대를 위해 양보해 주십사 하는 취지로 말씀드렸는데 저도 표현하고 보니 제가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또 재난지원금을 둘러싸고 여당 내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해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용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최근 T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당내에서는 (홍 부총리에 대한) 해임 건의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상황"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김 총리는 이날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재직 기간 월성원전 감사에서 정치적 결정을 한 것 아니냐'는 이성만 민주당 의원 지적에 "감사원장이라는 직위의 중요성을 봤을 때 그런 판단을 했으리라 믿고 싶지 않다"고 했다.
야권 대선후보로 떠오른 최 전 원장은 지난달 28일 감사원장직에서 퇴임한 지 17일 만인 이날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했다.
앞서 김 총리는 최 전 원장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의 대권 출마에 대해 "정상적이지 않다"고 쓴소리를 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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