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에선 제네시스와 같은 콘택트센터 솔루션 업체를 필두로 클라우드 전환기를 맞고 있다. 또 최근 급성장한 '줌(Zoom)'은 지난달 클라우드 기반 콘택트센터 SaaS 업체인 '파이브나인(Five9)'을 147억 달러(약 17조원)에 인수했다. 줌이 화상회의 자동녹취·대화요약에 적용한 NLP 등 AI 기술과 파이브나인의 솔루션으로 AICC 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의 조사에 따르면 세계 콘택트센터 소프트웨어 시장의 매출 규모는 지난해 241억 달러(약 28조원)로 추산됐다. 오는 2026년까지 이 시장은 755억 달러(약 89조원)로 연평균성장률 20.9%를 기록하며 커질 전망이다. 원격업무 요구에 따른 클라우드기반 콘택트센터 솔루션 도입 증가와 중요도가 높아진 소셜미디어의 역할 등이 시장 확대의 큰 요인이다.
SKT-제네시스 손잡고 중소상공인 상담·마케팅 지원
SKT는 지난 6월 말 글로벌 콘택트센터 솔루션 업체 '제네시스'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SKT의 AI 기술과 국내 콘택트센터 운영 경험, 제네시스의 콘택트센터 플랫폼을 결합해, 구독형 모델 기반의 AICC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고객 음성을 듣는 AI 기반 음성인식(STT), 자동 답변을 위한 음성합성(TTS), 챗봇 등 SKT의 AI 기술이 SKT의 AICC 서비스에 탑재된다.SKT는 오는 2024년까지 클라우드 콘택트센터 시장 점유율 1위 달성을 목표로 내걸고, AICC 서비스를 '5GX 클라우드마켓플레이스'에서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솔루션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용익 SKT 클라우드 사업개발 담당은 "많은 기업들이 AI, 클라우드 기술 기반의 상담 인프라를 구축해 디지털 혁신을 가속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KT, 유일한 CSAP 획득 AICC…민간·공공 함께 공략
KT는 SKT보다 앞선 지난 2월 초 제네시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AICC 공동사업을 추진했다. 이에 더해 지난 4월 말 KT AICC가 SaaS 표준등급 클라우드보안인증(CSAP)을 획득했다고 밝히면서, AICC 서비스 사업으로 국내 공공부문의 수요를 함께 공략하고 있다. 유일한 CSAP 획득 AICC 사업자로서 민간기업뿐 아니라 공공부문의 비대면 서비스와 업무혁신까지 돕고 있다고 강조한다.KT의 AI 기술과 AICC 서비스를 활용하는 공공부문 업무혁신 사례 중 하나로, 지난 2월 전국 최초로 광주광역시 서구청과 협약을 맺고 제공하는 AI복지사 시범 서비스가 있다. 또 KT는 5월 서구청과 AI 돌봄서비스 공급계약을 맺고 지역 내 고독사 위기가구 관제 시스템을 구축해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우선 100세대에 제공했고 내년 하반기까지 500세대로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또 지난 6월 말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과 협약을 맺고 AI가 예방접종대상자에게 사전예약 안내와 접종 이상반응 여부를 확인하는 '백신접종안내 G보이스봇' 서비스를 개발했다. 이 서비스는 지난달 충북·경북 등 협약을 체결한 지자체에 도입되기 시작했다. 하반기 서비스 대상 지역이 확대돼 전국 예방접종센터·보건소의 직원들의 업무 부담을 덜어 줄 전망이다.
네이버클라우드 클로바 AI콜, 보험사 AICC 서비스
클라우드 사업자이기도 한 KT는 클라우드 SaaS 상품의 하나로 AICC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네이버와 카카오 등 다른 국내 클라우드사업자들과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일례로 네이버의 기업간거래(B2B) 사업 자회사인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해부터 금융 클라우드 사업 일환으로 클라우드 기반 AICC 솔루션을 시범 공급하기 시작했고 올해 이 사업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네이버클라우드는 작년 10~11월 동양생명, 미래에셋생명, 흥국화재 등과 협약을 맺고 '클로바 AI콜(CLOVA AiCall)' 솔루션을 중심으로 각 사의 금융 고객 서비스 수준과 지원업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AI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동양생명은 보험·퇴직연금 관련 상담업무에 클로바 AI콜을 적용하고, 미래에셋생명은 고객센터 구축, 흥국화재는 고객서비스 고도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클로바 AI콜은 전화상담사 기본업무를 지원하고 AI기술 기반의 고객 감정분석, 문서요약, 상담 내 키워드 추출 기능을 제공하는 AICC 서비스로 실제 네이버 고객센터에도 적용돼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해 11월 말 클로바 AI콜과 최신 STT 기술이 적용된 상품 '클로바 스피치(CLOVA Speech)'를 출시해 두 기술의 연동으로 고품질 AICC 환경을 구축할 수 있게 했다.
클라우드 후발주자 카카오엔터프라이즈도 참전 예고
카카오의 AI·클라우드 사업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도 AICC 시장에 관심을 두고 있다. 지난 6월 초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콜센터 아웃소싱 기업 유베이스와 차세대 AICC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이 협약으로 챗봇, 음성전화, 웹, 앱, 화상전화 등으로 상담 채널을 확대하고 고객 문의·요청에 통합 대응하는 '카카오 i 커넥트센터'를 연내에 구축한다고 밝혔다.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설명에 따르면, 카카오 i 커넥트센터는 빠르고 효율적인 기업 고객센터 구축과 운영을 위해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제공되는 SaaS 솔루션이다. AI와 클라우드 기술을 기반으로 고객센터 상담업무를 자동화하고 이용경험을 개선하는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다. 카카오 i 커넥트센터가 다른 이통사, 클라우드서비스 기업과의 AICC 서비스 경쟁에 가세할 수 있다.
카카오 i 커넥트센터는 클라우드 시장 후발 주자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카카오 i 클라우드'를 통해 제공된다. 앞서 공공기관용 챗봇 솔루션 '카카오 i 커넥트톡 AI 챗봇'을 디지털서비스 전문계약 제도로 공급했듯이 카카오 i 커넥트센터도 공공 시장에 선보일 가능성이 있다. 다만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카카오워크'와 같은 협업 솔루션을 통한 시장 저변 확대에 우선 집중하고 있다.
LG유플러스, LG CNS 손잡고 금융권 AICC 수요 공략
이통3사 중 AICC 후발주자를 찾자면 LG유플러스가 있다. 이통사 무인매장인 'U+언택트스토어'를 통해 AICC에 필요한 기술을 축적해, 지난 6월 중순부터 AICC 사업에 나섰다. U+언택트스토어는 유심개통과 기기변경만 지원하는 타 이통사 무인매장과 달리 신규가입·번호이동 개통을 비대면으로 진행하면서 채팅상담, 상담사연결, AI상담 등 비대면 응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지난해 '퓨처콘택트센터(FCC) 사업팀'을 신설하고 AICC 관련 기술을 개발해나가고 있다. LG그룹 IT서비스 계열사인 LG CNS와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사업도 진행한다. LG CNS는 자연어처리(NLP), STT, TTS 기술을 포함한 AI챗봇 개발 솔루션 '디에이피톡(DAP Talk)'과 'AI커넥트' 플랫폼으로 고객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AI 서비스의 정확도를 높이는 역할을 맡고 있다.
LG유플러스와 LG CNS는 기업고객 대상 서비스의 일환으로 금융 분야 AICC 시장을 우선 공략해 나갈 계획이다. 고객의 금융용어, 사투리 등 특성을 AI에게 가르쳐 품질을 높이고 AICC 솔루션 브랜드를 정해 상품화한다. 최근 LG AI연구원에서 개발에 착수한 초거대 AI 관련 연구의 결과물을 활용해, 향후 베테랑 AI 상담사, 상담사용 AI 어드바이저 개발과 검증·사업화도 진행한다.
삼성SDS·SK㈜ C&C도 대응…'디지털전환' 사업 일환
국내 AICC 시장에서 LG CNS는 삼성SDS, SK㈜ C&C 등 다른 IT서비스 기업과 전선을 형성한다. 지난 5월 삼성SDS는 차세대 콘택트센터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는 AICC 사업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삼성SDS는 자사 AICC를 도입하면 상담사의 단순·반복 업무를 50% 이상 절감하고 AI가 고객문의 유형을 실시간 분류해 답변을 추천해 줘 상담시간을 20%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삼성SDS의 AICC를 도입한 글로벌 하이테크 기업은 AI가 대화 내용을 실시간 분석해 상담사에게 제품 정보와 상담 가이드를 제공하고, 프로모션 정보를 자동 추천하는 환경을 구축했다. 삼성SDS의 AICC를 보험사에 적용할 경우, AI가 보험 완전판매 모니터링 전화와 통화품질 모니터링 심사 업무까지 수행하며 상담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AICC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는 LG그룹 계열사 LG유플러스·LG CNS와 달리, SK그룹에서 SKT·SK㈜ C&C는 각자 대응하는 상황이다. SKT와 SK㈜ C&C가 대외 사업을 위한 협력 네트워크를 개별적으로 구축해 왔고, 이를 바탕으로 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 디지털 신기술의 연구개발(R&D)도 독자적으로 이뤄진 결과로 해석된다.
SK㈜ C&C-영림원소프트랩, 네이버-한컴 '이업종 협력'
SK㈜ C&C는 비교적 일찍 AICC 시장에 대응해 왔다. 지난해 11월 AI·빅데이터 솔루션 기업 바이브컴퍼니와 함께 우체국 차세대 종합금융시스템 구축 사업을 수주해 '스마트 고객센터' 구축을 맡으면서다. 올해 상반기 클라우드와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국내 금융권에서 AICC 수요가 확대됨에 따라 금융 IT서비스 업력과 노하우를 보유한 SK㈜ C&C가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일례로 지난 3월 수주한 AIA생명의 통합 IT아웃소싱 사업으로 고객센터시스템 등 주요 시스템과 IT자원을 통합 운영하고 디지털전환 프로젝트 실행을 지원하기로 했다. 5월 KB저축은행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을 통해 기존 콘택트센터를 'KB 원 클라우드' 기반으로 고도화한 AICC도 구축한다. 영림원소프트랩과 ERP 사업 협력 협약을 맺고 AICC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이밖에 한글과컴퓨터는 자가격리자, 해외입국자 등을 대상으로 증상 여부 확인과 기록을 AI로 자동화한 '한컴 AI 체크25'를 지난해 3월 네이버클라우드와 함께 전국 지자체에 무상 공급했다. AI스타트업 스켈터랩스, 콘택트센터 솔루션업체 나스카랩, 통신서비스업체 드림라인은 지난 5월 협약을 맺고 의료, 주문배달, 물류·배송 업종을 위한 AICC 솔루션 개발과 공급에 협력하기로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