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반기에 불이 붙었다.
올해만 6승을 거둔 박민지(23)가 주춤하는 사이 오지현(25), 이소미(22), 임희정(21)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7승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기세다.
KLPGA 투어는 상향 평준화됐다. 임희정은 3승을 거뒀던 2019년 평균 타수(71.158타)보다 좋은 타수(70.2963)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간신히 시즌 첫승(국민쉼터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임희정은 "선수들이 다들 잘하는 것 같다. 실력이 상향 평준화됐다. 전에는 지키기만 해도 우승했지만, 이제는 버디를 낚지 않으면 우승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임희정을 비롯한 우승자들은 박민지에 대한 이야기도 아끼지 않았다. "(박)민지 언니를 보고 영향을 많이 받았다. 집중력과 정신력은 KLPGA에서 최고"라고 입을 모았다.
박민지가 상반기에 불씨를 만들었고, 페어플레이(정당한 대결)와 서로에 대한 격려는 풍로가 돼 불씨를 키웠다.
하반기에는 다른 선수들이 기름을 부어 활활 타오르게 했다. 그야말로 KLPGA 투어에 불이 붙은 형국이다.
임희정은 우승 후 기자회견 말미에 "한화 클래식에서 우승하고 싶다. 1차 목표다. 꼭 우승해야 할 이유가 있다. 후원사였던 곳의 대회이기도 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임희정이 시즌 2승을 벼르고 있는 2021 KLPGA 투어 메이저 대회 한화 클래식(총상금 14억원·우승 상금 2억5200만원)이 오는 26일부터 29일까지 나흘간 강원 춘천시에 위치한 제이드 팰리스 골프장 서·동 코스(파72·6735야드)에서 열린다.
출전 선수는 총 120명이다. 박민지, 박현경(21), 이소미, 오지현, 임희정 등이 출사표를 냈다.
지난주 대회에서 기권을 선언한 장하나(29·발목 부상)와 이다연(24·손목 부상)은 부상을 딛고,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아쉽게 우승을 놓친 선수들도 대거 출전한다.
이가영(22)은 강해지기 위해 쇠를 단련하고 있다. 우승의 문턱에서 쉼 없이 고배를 들었다. 그때마다 윗니로 아랫입술을 꾹 물었다.
올해 17개 대회에서 거둔 순위는 그가 얼마나 단단해지고 있는지를 알려준다. 컷 통과 15번, 상위 10위 6번, 상위 5위 3번, 준우승 1번이다. 우승에 점점 가까워져 가고 있다.
천하를 박민지에게 넘겨준 최혜진(22)은 여전히 '부활 샷'을 쏘고 있다. 이제는 샷이 아닌 부활을 할 때이다.
이 외에도 현세린(20), 허다빈(23), 김재희(20), 박주영(31) 등이 생애 첫 승을 노린다.
여자골프 세계 순위(롤렉스 랭킹) 1위이자, 2020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넬리 코르다(미국·한화큐셀골프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출전을 고사했다.
한편, 한화 클래식은 올해로 10주년이 됐다. 김희철 한화큐셀 대표이사는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국내 최정상급 대회인 만큼 여름철 무더위를 잊을 수 있는 짜릿한 볼거리를 팬들에게 선사할 것"이라며 "환경친화적 대회를 통해 지속가능한 가치를 함께 전달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볼 수 있다. 제작물은 재활용 소재를 활용하고, 종이 인쇄물은 친환경 용지와 콩기름 잉크를 사용한다.
대회 관계자가 입는 옷은 폐플라스틱 원사로 제작하고, 종이팩 생수를 제공할 예정이다. ESG 관련 다양한 행사도 마련돼 있다. 자세한 사항은 한화 클래식과 한화큐셀골프단 공식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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