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100세’ 시대 무릎건강, 의료로봇이 ‘효자’ 역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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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기자
입력 2021-09-2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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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규필 해운대부민병원 관절센터장. [사진=부민병원 제공]

현대의학의 발전으로 기대 수명이 빠르게 늘어났다. 1920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수명은 30.5세였다. 30세를 넘기기조차 쉽지 않았던 것이다. 1960년 들어 55세로 늘었고, 60세를 지나 2021년 현재 대한민국의 평균 기대수명은 84세를 기록했다. 현대의학의 발전은 인간의 기대수명을 훨씬 더 연장시킬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기대수명은 통계청 예측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연장돼 왔다. 코앞으로 다가온 ‘100세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퇴행성 관절염이라고도 하는 골관절염은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으로, ‘100세 시대’에 풀어야 할 당면 과제로 꼽힌다. 국내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약 75%가 앓고 있다는 통계가 보여주듯, 나이가 들면 필연적으로 나타난다. 특히 무릎관절의 경우 상체 무게로 인해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 탓에 연골이 쉽게 닳는 경향이 있다. 관절 연골이 얇아지면서 닳고 뼈 형태가 변해 점차 관절 기능을 잃게 되면서 통증을 유발한다. 골관절염 대부분이 무릎 환자인 이유다.

골관절염 환자의 대다수는 연골이 닳아 뼈가 부딪힐 때마다 통증을 호소한다. 말기엔 관절 연골의 안쪽이나 바깥쪽이 집중적으로 닳아 무릎이 O자나 X자로 휘는 정렬의 변형이 심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우리나라 고령인구의 경우 좌식생활에 익숙하기 때문에 노년기 골관절염 문제가 더 심각하게 나타난다. 이에 따라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필요로 하는 환자 역시 증가하고 있다.

인공관절 수술은 손상된 관절에 치환물을 삽입해 관절 기능을 대신하게 해주는 치료를 말한다. 1970년대 현대적 개념의 치환물들이 개발되면서 본격적으로 보급되었으며, 정형외과학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치료 효과를 보여준 분야로 평가 받을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고령인구 대부분이 크고 작은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만큼 출혈과 더딘 회복, 합병증 발생 위험은 인공관절 수술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출혈이 많이 발생하면 몸의 면역 균형이 깨져 부작용과 합병증이 생기기 쉬워서다. 최근 국내에 도입된 인공관절 로봇은 이러한 위험요소의 상당 부분을 해소한다. 기존 수술법과 비교해 정확도 향상, 합병증 발생 위험 감소, 나아가 인공관절 치환물의 수명 연장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주목받고 있다.

인공관절수술 로봇 ‘마코(MAKO)’는 세계적으로 30만건 이상의 치료 사례가 보여주듯, 인공관절 분야에서 가장 상용화가 잘 이뤄진 수술 로봇이다. CT로 촬영한 인체 자료를 3차원 입체영상으로 구현해 수술 시뮬레이션을 한 차례 진행한다. 이후 집도의는 실제 수술에서 로봇이 제공하는 최적의 절삭 범위와 인공관절 치환물의 크기, 삽입 위치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수술을 진행한다.

특히 뼈를 절삭할 때 집도의가 시뮬레이션을 통해 가이드라인으로 설정해 둔 ‘햅틱 존(Haptic Zone)’은 불필요한 연부조직 손상을 방지하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 절삭기가 달린 로봇 팔이 실시간으로 절삭면의 움직임과 위치를 감지하고 해당 범위에서 벗어날 경우 자동으로 움직임을 제어한다. 무엇보다 오차범위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인공관절 수술 분야에서 해당 기능은 혹여 모를 집도의의 실수를 미연에 방지한다.

관절건강은 노년기 삶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더욱이 무릎은 우리 몸의 하중을 지탱할 뿐만 아니라 앉고, 걷고, 서고, 달리는 모든 움직임을 뒷받침한다. 더 나은 치료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우수한 의료진·로봇·입원환경 삼박자의 인프라를 고루 갖춘 병원인지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겠다. 이렇듯 인공관절 로봇 수술은 ‘100세 시대’를 목전에 둔 고령 환자에게 건강한 인생 2막을 여는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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