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KT 통신 장애, ‘exit’ 명령어 하나 누락으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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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훈 기자
입력 2021-10-29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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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트워크 작업 오류 사전 진단 시뮬레이션 시스템 도입

조경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29일 서울 정부종합청사에서 KT 통신 장애와 관련한 원인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신승훈 기자]

지난 25일 전국 KT 유·무선 통신이 마비된 원인은 KT 협력업체 직원의 ‘exit’ 명령어 누락에서 시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서울 정부종합청사에서 ‘KT 네트워크 장애 원인분석 결과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과기정통부가 KT 협력업체 직원의 작업내역을 확인한 결과 사고발생 라우터(네트워크 경로)의 라우팅 설정 과정에서 exit 명령어를 누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명령어 오류로 인해 전국의 KT 유·무선 인터넷망은 불과 30초 만에 마비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안장비인 방화벽의 작동 여부에 대해 과기정통부는 “방화벽은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공격을 차단하는 것으로 설정 오류를 차단하는 케이스와 다르다”면서 “디도스가 아니기 때문에 방화벽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25일 오전 11시 16분부터 오후 12시 45분까지 약 89분간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다. 당초 KT 네트워크관제센터가 야간작업(1시~6시)을 승인했지만, 실제 작업은 주간에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홍진배 과기정통부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관은 “낮에 작업을 하는 건 KT의 작업 원칙에 맞지 않는다”면서 “당사자에게 확인한 결과 야간작업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주간작업을 선호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라우팅 작업이 원격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홍 정책관은 “A급 시설에서 C급 시설로 원격으로 작업을 하다가 발생했다”면서 “원격으로 관리자 없이 (작업을) 진행하고, 주간에 연결을 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비스 복구 과정에 대해 나성욱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미래네트워크센터장은 “모든 라우터에 잘못된 라우팅 정보들이 들어간 상태에서 문제가 된 라우터를 고립시키는 작업을 첫 번째로 했다”면서 “그렇게 되니 망 자체가 아주 문제가 되지 않는 상태가 돼서 각 지역 라우터에 접속해 프로세스들을 삭제하고 다시 살리는 작업을 통해 정상화했다”고 밝혔다.

보상 등 피해 구제 방안은 KT가 마련한다. 이소라 방송통신위원회 이용자보호과장은 “피해구제 관련해서 중요한 것은 피해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라며 “민원 접수를 통해 접수를 받고, 별도 창구를 통해 현황을 파악해 KT에서 피해구제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KT의 피해구제 방안 이행 여부를 점검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는 ‘네트워크 안정성 확보방안’도 마련해 추진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을 단장으로 네트워크 전문가 등 관계 전문가들과 TF를 추진할 예정이다.

네트워크 안정성 확보방안은 단기대책과 중장기대책을 포괄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단기대책으로 주요통신사업자의 네트워크 작업체계, 기술적 오류확산 방지체계 등 네트워크 관리체계를 점검할 예정이다. 또 주요통신사업자가 네트워크 작업으로 인한 오류 여부를 사전에 진단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시스템도 도입한다.

주요통신사업자가 승인된 작업계획서를 준수하는지 여부를 네트워크관제센터에서 기술적 점검을 하는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특히 라우팅 작업 시 한 번에 업데이트되는 경로 정보 개수를 일정 수준 이하로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중장기 대책으로는 주요통신사업자의 통신장애 대응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한다. 네트워크 안정성과 복원력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하고, 안정적인 망 구조 등 네트워크 생존성 확보를 위한 구조적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조경식 과기정통부 차관은 “관리 소홀로 이용자 피해가 발생했다”면서 “과기정통부는 장애 문제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유사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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