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의 성장을 위해 맞춤형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특히 자금조달 한계에 직면 중견기업계를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지원이 필요하단 주장이 제기됐다.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이하 중견련) 회장은 14일 63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중견기업 혁신성장 정책 포럼'에서 “중견기업 지속 성장을 위해 △금융 지원 확대 △공급망 재편 △탄소중립 대응 지원 등 실질적인 정책 패키지를 가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1월 셋째 주 중견기업 주간을 맞아 개최된 이날 포럼은 중견기업법 상시법 전환을 계기로 업계의 지난 10년을 돌아보고, 향후 10년 발전 방향을 논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중견기업 특별법은 지난 2014년 1월 제정, 7월 시행됐지만, 유효기간이 10년으로 제한돼 중견기업 관련 정책의 법적 근거로서 충분한 안정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지난 3월 30일을 기점으로 상시법으로 전환돼 올해 10월 본격 시행된 바 있다.
최 회장은 “중견기업은 단순히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가교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다. 언제든지 세계 시장에서 히든 챔피언으로 성장할 수 있는 존재”라며 “소재 부품 장비 산업을 비롯한 혁신산업 생태계의 1등 기업을 만든다는 관점으로 중견기업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고 했다.
실제 중견련에 따르면 중견기업은 2020년 기준 기업 수로는 전체의 1.4%(5526개사)에 불과하지만, 전체 고용의 13.8%(157만8000명)를 담당하고 있다. 매출은 전체의 16.1%(770조 원), 수출은 18.3%(933억 달러)나 차지했다.
특히 이날 진행된 주제발표와 토론에서는 중견기업에 대한 자금 조달 방식이 더 다양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중견기업이 경제 위기 속 자금조달에 가장 큰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만큼,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자금·세제 감면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주제발표에 나선 곽관훈 선문대학교 교수는 “보편적 지원 방식은 한계가 있는 만큼 개별 기업의 규모, 업종·환경을 고려한 선별적‧맞춤형 지원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기업집단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비교적 적은 중견기업은 기업집단 규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찬수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재정사업 효율화를 위해서는 꾸준하고 안정적인 정부 지원사업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중견기업의 양적 성장보다는 맞춤형 지원을 통해 질적 성장을 고민해야 될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포럼에는 최진식 중견련 회장과 권종호 한국중견기업학회 회장을 비롯해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학영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주요 중견기업 유관 기관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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