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1조 매각 차익 이어 회사채도 흥행 성공···투자금 확보로 다시 뛰는 최태원의 '딥체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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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3-09-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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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글로벌 경기침체, 대외환경 악화 등 악재에도 투자지분 매각, 회사채 모집 등을 통해 그룹의 BBC(배터리, 바이오, 반도체) 투자를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지난 25년간 그룹을 석유화학, 통신 기업에서 종합에너지기업으로 변모시킨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올해 다시 자신의 경영철학인 ‘딥체인지(근본적 혁신)’를 강조하면서 위기 속에서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5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의 지주사 겸 투자전문회사 SK㈜는 회사가 투자한 중국의 동박기업 왓슨의 지분 30% 전량을 매각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SK는 지난 2019년과 2020년 두 차례에 걸쳐 왓슨에 투자했으며, 투자원금은 2814억원이다. 왓슨의 기업가치는 최대 5조원으로 추정되는데, SK는 3년 만에 약 1조원의 매각차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기준 SK의 시가총액은 약 11조원으로 기업가치의 9%에 해당하는 현금을 확보하는 셈이다.

SK는 조 단위 매각차익 실현과 함께 대규모 회사채 발행에도 나섰다. SK는 최대 5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 중인데, 지난 4일 수요예측에서 1조4200억원에 달하는 주문을 받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올해 세 번째로 회사채를 발행한 SK는 지난 2월 3900억원, 5월 6000억원에 이어 올해만 약 1조5000억원에 달하는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SK는 회사가 보유한 쏘카 지분 17.9%를 롯데렌탈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매각 대금은 최대 1400억원대로 알려진 가운데 매각차익이 최대 37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주사뿐 아니라 중간지주사도 현금 확보에 나섰다. SK스퀘어는 지난 7월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에 자사 보안기업 SK쉴더스 지분 8600억원 상당을 매각했다.

SK그룹이 공격적인 현금 확보에 나선 것은 대외환경 악화에도 그룹의 BBC 투자는 계획대로 진행하기 위한 투자금 마련 차원인 것으로 분석된다. 최 회장은 지난해 5월 2026년까지 BBC 사업에 247조원을 투자한다는 중장기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재무적 성과 외에도 5만여 명의 일자리 창출, 넷제로 달성 등 사회적가치 창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SK그룹은 설비투자 규모를 매년 크게 확대하고 있는데 지난해 SK의 설비투자 규모는 34조9860억원으로 전년(23조2940억원) 대비 50.1%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SK그룹이 그동안 지속해 무리한 투자를 감행할 경우 재무구조 불안정 및 신용등급 하락의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다만 SK그룹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확보된 현금의 일부는 만기부채 상환 등 재무구조 안정화에 사용될 수 있지만 예정된 신사업 투자 규모를 줄이지는 않을 전망이다. 1998년 외환위기 국면에서도 M&A(인수합병)와 투자확대를 통해 그룹을 성장시킨 최 회장이 다시 한번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 회장은 올해 그룹의 주요 행사인 이천포럼의 주제를 '구성원 주도의 딥 체인지 실천 가속화'로 정하면서 BBC사업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M&A(인수합병) 승부사로 불리는 최 회장이 SK하이닉스 인수 이후 다시 한번 과감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올해 특히 구성원의 딥체인지를 강조한 것을 보면 지금을 혁신의 원년으로 본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5월 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5회 탄소중립과 에너지정책 국제세미나에서 NET ZERO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함께 가는 길이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5월 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5회 탄소중립과 에너지정책 국제세미나'에서 'NET ZERO..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함께 가는 길'이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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