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은 △가계부채 문제 △저축은행 문제 해결 △일자리 창출 등에는 큰 틀의 합의를 이뤘으나, △등록금 경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경예산 편성 등 주요 현안에 있어선 의견 접근에 실패했다.
청와대는 대화 정치의 장을 열어 정국운용의 주도권을 잡았다는 점에 의의를 둘 수 있다. 반면 민주당은 정책 현안 간 '딜' 조차 벌이지 못해 야권의 비판세례만 받는 등 사실상 손해보는 장사를 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 靑·與 "뜻 깊은 시간"… 영수회담에 '만족감'
청와대는 이날 회담에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주요 정책 이슈를 둘러싼 야당과의 협의에서 주도권을 잡았고, 대화정치의 길을 텄다는 측면에서 이익을 봤다는 판단이다.
청와대 박정하 대변인은 회담 직후 "오늘 회담을 통해 대화정치가 시작됐고 향후 난제들에 대해 언제든 만나 논의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충분히 논의한 것은 그대로 추진방안을 마련하고 좀더 논의 필요한 것은 향후 여러 채널을 통해 계속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영수회담 결과를 두고 한나라당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배은희 한나라당 대변인은 "분명한 가시적 성과를 도출한 회담 결과에 환영을 표하며, 야당과 협의를 통해 6월 국회에서 그 결과를 조속히 처리하기를 바란다"며 ""대학등록금 인하와 부실대학 구조조정에 공감하고 일자리 창출에 여야가 협력하기로 한 점은 중요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는 이번 영수회담을 계기로 등록금 경감 등 주요 정책 이슈를 한나라당의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 야권 "민주당 한심하다"
민주당이 영수회담에서 아무런 성과물을 챙겨 오지 못한 데 대해 야권은 이념을 떠나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임영호 자유선진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공허한 말로만 끝난 최고로 한심한 회담"이라며 "청와대는 야당과 소통했다는 목적에만 집착했고 민주당은 국민에게 비쳐지는 모습만 신경을 써 아무런 성과도 거둘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도 "민심을 대변하고 야권 연대의 힘을 발휘해야 하는 제1야당 대표가 어설프게 청와대를 찾아가 국민을 실망시켰다"고 지적했고, 강상구 진보신당 대변인은 "가계부채, 저축은행, 일자리 문제는 원론적 수준의 논의에 그쳤고, 대학등록금, 추경편성, 한미 FTA 문제는 이견만 확인한 자리였다"고 평가절하했다.
이백만 국민참여당 대변인 역시 "왜 만났는지 모르겠다"며 "선문답만 주고 받았고, 특히 반값등록금 문제에 대해 아무런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처음부터 '민심 전달'이 회담의 목적이었던 만큼 합의 내용에는 개의치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은 "이번 회담은 민생 현장의 목소리와 서민의 애환을 청와대에 전하는 게 중요했다"며 "과거 영수회담처럼 합의 숫자가 많은 것에 초점을 두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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