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아내리는 듯한 가지·피망..사진작가 노세환 신작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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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8-07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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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담동 표갤러리 사우스에서 11일~9월 8일까지

MELTDOWN- GAJI, 100x100cm, Archival pigment print, 2012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거리풍경' 사진작가 노세환이 변했다. 수년간 영국에서 유학하며 거리 풍경을 사진을 담아내던 그의 작품이 달라졌다.

오는 11일부터 서울 청담동 표갤러리 사우스에서 여는 작가의 개인전에는 허공에 떠있는 하얀색의 사과, 바나나 등과 같은 과일과 의자, 테이블과 같은 일상소품들이 녹아서 흘러내리는 듯한 작품을 선보인다.

'환영에 대한 구체적 재현'(Melt down - Concrete Reappearance of Delusion)이 주제다.
바나나 사과 병 피망등 흰색 페인트 통에 담갔다 건져 올려 나무 막대에 꿰어 벽에 부착하고 촬영했다. 순백의 세계. 작품은 사진인지 그림인지 헛갈릴정도로 몽환적이다.

"관객이 바라보는, 사진 속의 사물에서 줄줄이 흘러내리는 흰색 페인트의 줄기들은 그러니까 ‘녹는(melting)’ 것이 아니다. 그것들은 흘러내리면서 ‘굳는’ 과정 중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에게 그것은 마치 녹아내리는 것처럼 보인다. 그것이 얼음이거나 아이스크림이라면 그 물줄기들은 바닥에 떨어져 곧 흔적도 없이 증발되거나 약간의 흔적만 남긴 채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러나 노세환의 사진 속에서 흘러내리는 페인트의 줄기들은 그와 반대로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굳어져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 이 둘의 차이는 무엇인가. 지각의 입장에서는 같아 보이되 현실적으로는 정 반대의 현상을 나타내는 이 국면은 우리에게 하나의 깨우침을 준다."

윤진섭 미술평론가는 "관객의 해묵은 지각 관습을 전복시키고자 하는 것이 노세환의 작업 의도"라며 "인간의 통념에 도전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소재와 기법에서 새롭게 변신한 작가의 발상이 신선하다. 전시는 9월 8일까지.(02)511-5295

MELTDOWN-PAPRIKA002, 100x100cm, Archival pigment print, 2012

◆사진작가 노세환=경희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여 영국 런던 Fine Art M.A Slade School of Art석사를 수료했다. 그동안 비롯하여 파리, 도쿄, 북경 등에서 개인전 및 다수의 단체전에 참가했다. 장흥 아뜰리에 1기 작가로 시작, 2008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신진 예술가 뉴스타트 및 지속 프로그램 지원자로 선정됐고, 중앙미술대전 선정작가상, 2008 ASYAAF 상과 2009년 송은미술상 장려상을 수상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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