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뚝과 선이 동시에 있을 경우 선이 우선 이다. [R&A]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연못 뒤에서 쳐야지 왜 앞으로 나가서 치나.” “아니! 산속에 웬 워터해저드 말뚝이 있는 거야.”
라운드하면서 들을 수 있는 얘기다. 골퍼들은 물을 싫어한다. 그래서 워터해저드의 경계를 표시하는 말뚝(선)이 눈에 들어오면 경계한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볼이 물에 빠지면 1벌타를 받은 후 규정된 장소에서 플레이해야 하는데도 편한 곳에 드롭한다. 안 될 일이다. 영국왕립골프협회(R&A)에서 20일 워터해저드 말뚝의 이모저모를 풀이했다.
◆워터해저드 표시는?= 말뚝이나 선으로 한다. 두 가지가 다 있을 경우 선이 우선이다. 말뚝만 꽂혀있을 땐 인접하는 두 말뚝을 연결하는 선이 해저드 경계선이 된다. 말뚝이 기울어져 있을 수도 있으므로 말뚝의 맨 아래가 기준선이다. 말뚝이든 선이든 일정 폭이 있으므로, 코스쪽 가장자리가 경계선이 된다. 따라서 볼이 해저드 표시 경계선에 걸리면 워터해저드 안에 있는 것이다.
◆노란 말뚝과 빨간 말뚝의 차이는= 워터해저드는 노란 말뚝, 래터럴 워터해저드는 빨간 말뚝으로 표시한다. 노란 말뚝으로 된 워터해저드에 볼이 빠지면 1벌타 후 볼이 해저드 경계선을 최후로 넘어간 지점과 홀을 연결하는 후방 선상에 드롭하고 칠 수 있다. 빨간 말뚝으로 된 래터럴 워터해저드에 빠지면 워터해저드 처리 옵션 외에 볼이 최후로 해저드 경계선을 넘은 지점에서 홀에 가깝지 않은 곳으로 두 클럽이내에 드롭하고 칠 수 있다. 물(연못·개울) 건너편에서도 이같은 요건을 충족한 지점에 드롭하고 칠 수 있다.
선으로 표시된 워터해저드. 노란 선의 코스쪽 가장자리 가 해저드 경계선이다. |
워터해저드와 래터럴 워터해저드를 구분해놓은 것은 볼이 해저드에 빠진 경우 손쉽게 드롭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에서 유래했다. 해저드 후방의 드롭해야 할 지점이 코스 밖이거나 숲· 나무로 돼 있어 드롭하기가 어려운 상황일 때에는 래터럴 워터해저드로 규정해 볼이 빠진 지점 옆에서 드롭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워터해저드라도 후방에 드롭하기 어렵다면 별도의 드롭 존을 설치하기도 한다.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내셔널GC 15번홀 그린앞 워터해저드가 대표적이다.
◆한 말뚝에 두 색깔이 표시된 곳은?= 말뚝은 하나인데 한쪽은 노란 색, 다른 한쪽은 빨간 색으로 돼있기도 한다. 이럴 땐 표시된 색깔에 따라 해저드 규정을 적용하면 된다. 요컨대 노란 색으로 표시된 해저드 방향으로 볼이 들어가면 워터해저드 처리를, 빨간 색으로 표시된 해저드 쪽으로 볼이 들어가면 래터럴 워터해저드 처리를 하면 된다. 볼이 어느 쪽 해저드로 들
어갔는지를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한 말뚝에 두 색깔이 표시될 경우 각각의 해저드 규정에 따라야 한다. [R&A] |
◆산에 해저드 말뚝이 박힌 것은?= 많은 골프장들이 물(연못)이 없는 산등성이에 워터해저드 말뚝을 꽂았다. 어불성설이지만 버젓한 현실이다. 원래 워터해저드 경계선은 물이 찬 지점이 돼야 한다. 물의 양은 수시로 변한다. 그래서 물에 잠겼다가 드러나곤 하는 경사진 곳까지도 해저드 구역에 포함한다. 여기에는 드롭을 평지에서 하게 하려는 의도도 숨어있다. 그런데 워터해저드 인근이 울창한 숲일 경우 드롭지점을 정하기도, 플레이하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인근 숲을 해저드 구역으로 편입시키곤 한다. 여기까진 이해할 수 있다.
물이라곤 한 방울도 찾아볼 수 없는 법면이나 산등성이에 워터해저드 말뚝을 꽂은 것은 순전히 골프장 편의 때문이다. 진행을 빠르게 하기 위한 목적이다.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꼴불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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