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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공간을 짓는 예술가다
지난달까지 일했던 영주에서 전시회를 하자는 제의가 왔다. 영주역에서 전시회를 하면 오가는 사람도 많고 영주를 홍보하는 데도 도움이 되겠다고 해서 흔쾌히 응했다. 역에서 전시를 하는 만큼 역무원들이 일하는 모습의 그림이 몇 점 있으면 좋겠다고 해서 그림을 그리기 위한 사진 몇 장을 요구했다. 보내온 사진으로는 그릴 만한 사진이 없었다. 일하는 역무원의 이미지가 보이지 않는다. 일본 영화 ‘철도원(뽀뽀야)’에서 역무원으로 나오는 다카쿠라 켄의 뒷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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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산업안보 3법 완성…우리의 전략은
경제·산업안보 미국이 동맹국인 한국을 민감국가 목록의 하나인 ‘기타 지정 국가’에 포함하여 그 충격파가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는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국가를 ‘민감국가 및 기타 지정국가’ 목록으로 관리한다. 한국은 바이든 정권 말기인 2025년 1월 ‘기타 지정국가’로 지정되었으며 이 조치는 4월 15일 발효될 예정이다. 미국 에너지부가 동맹국인 우리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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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르는 대한민국' …4월 4일, 이 불길 끌 마지막 기회
잔인한 3월이었다. 부주의가 빚은 산불의 참극은 수많은 사람의 일상을 순식간에 삭제해 버렸다. 날아다니는 불덩어리를 미처 피하지 못해 생명을 잃은 분도 적지 않았고, 몸을 보전하기도 다급했던 분들은 집과 전 재산을 잃고 막막한 상태로 내몰렸다. 그중에는 오랜 교직 생활을 마치고 시 외곽의 마을에 소박한 집을 짓고 평화로운 여생을 보내려는 필자의 지인들도 있었다. 평생 연구에 힘쓰던 분의 소중한 서재가 잿더미로 변했고, 평생 작업에 몰두하던 조각가의 귀중한 작업실이 시커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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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활 건 미·중 'AI 패권전쟁'…한국이 살길은
AI(인공지능)가 세상의 모든 것을 바꾸고 있다. 우리 생활부터 산업, 경제, 사회, 국방, 안보 등 국가 전체의 미래를 송두리째 바꿀 전망이다. 기본적으로 우리 개개인부터 기업 등 모든 조직, 국가의 미래는 각각의 AI 역량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AI 기술혁신의 속도가 너무 빠르고 총체적으로 이루어져 우리 실정에 맞는 현명한 국가 AI 전략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한 달이 멀다하고 신기술이 쏟아지며 AI 패권전쟁이 가속되고 있는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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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꾼 木은 森이 되고 작은火 키워 災 된다
김택환 전 경기대 교수 올 초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산불을 시작으로 전 세계가 화염에 휩싸이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 금수강산에도 최악의 화마가 덮쳤다. 수많은 인명 피해뿐만 아니라 재산·자연 파괴까지 발생했다. 국가재난상황이다. 이를 계기로 대형 산불의 원인과 산림선진국 대응전략을 파악해 우리 산림정책 패러다임 대전환을 도모할 기회다. 왜 산불이 더욱 거세지고 있는가? 대형 산불의 가장 큰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기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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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앞에 닥친 '상호 관세'… 정말 치명적으로 높은 수준일까?
벌써 4월의 시작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강조해 온 상호 관세가 4월 2일로 예정되어 있어 그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지난주까지 약 두 달은 세계 각국이 어떻게든 트럼프 상호 관세에서 벗어나고자 정신없이 워싱턴을 방문하며 물밑 협상을 추진했던 기간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번 주는 세계 각국이 숨을 죽이며 워싱턴 방문 결과인 상호 관세를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한 주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도 2월 중순부터 지난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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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尼의 '뇌물이 지배하는 사회'
불가사의한 '바다 울타리' 인도네시아를 오랫동안 연구해 왔지만 현지 뉴스를 접하다 보면 놀라운 내용을 자주 마주하게 된다. 신임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 발표를 불과 세 시간 앞두고 신태용 감독에게 경질 사실을 통보했다는 뉴스는 황당함을 느끼게 한다. 우리의 설과 같은 명절에 해당하는 금식월이 끝난 후 이루어지는 대규모 귀향을 앞두고 양방향 고속도로를 일방통행으로 전환하겠다는 경찰청의 발표는 ‘신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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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2심 무죄… 이젠 타협의 정치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 6-2부(최은정·이예슬·정재오 부장판사)는 26일 이 대표에 대한 항소심 선고기일을 열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인 원심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 대표로서는 대선 가도에 걸림돌 하나가 치워진 셈이다. 상고심이 남아 있지만 이를 뒤집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 대표는 1심에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아 이대로 가면 대선에 출마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날 판결로 불출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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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포성 …키루스의 유산을 기억하라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전의 물꼬를 트고 있는 상황과는 달리 중동에서는 참혹한 전쟁이 지속되고 있다. 저항능력을 완전히 상실한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의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더욱 거세진 공격으로 속수무책이고, 무차별 폭격과 구호품 반입 금지로 가자 여성들과 아이들의 고통이 극에 달했다는 3월 13일 공개된 유엔조사위원회 보고서는 우리의 말문을 닫게 한다. 한동안 휴전이 지속되는가 싶더니 레바논의 헤즈볼라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공격이 재개되면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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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이 진실을 죽였다
지금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그리고 일본은 가짜뉴스나 음모론에 의해 민주주의가 위기에 놓여 있는 것 같다. 또한 SNS를 포함해 다양한 매체에서 쏟아지는 무분별한 정보는 때로 폭력과 차별을 야기해 누군가의 존재 자체를 위협하기도 한다. 지난해부터 일본에서는 사이토 모토히코(斎藤元彦) 효고(兵庫)현 지사가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이토 지사에 대한 고발 문서가 그 발단이었는데, 부하 직원들에 대한 갑질과 거래처와 얽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