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 기고] 암브로시우스 주교는 왜 소리 내지 않고 책을 읽었을까?
성 어거스틴(AD 354-430·오거스틴·아우구스티누스)은 밀라노의 주교 암브로시우스가 책을 읽는 모습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 당시에는 독서를 주로 소리 내어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암브로시우스는 조용히, 오직 눈으로만 책을 읽었다. 당시 책은 귀한 자원이었고, 독서는 공동체적 활동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글을 소리 내어 읽으며 함께 내용을 공유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어거스틴은 그의 대표작 <고백록>에서 암브로시우스의 독서 방식에 대해 이렇게 기록했다. “그가 책을
-
[이백순 칼럼] '과거 서사'에 매인 우크라이나의 대가
3월 초 워싱턴에서 열린 트럼프와 젤렌스키 간의 정상회담은 그야말로 외교적 참사였다. 정상회담은 자국에서 벌어지는 전쟁의 종전을 위해 제일 의지해야 하는 미국을 찾아 조건을 협상하는 정말 중요한 자리였다. 그런데 본회담도 제대로 없이 가진 기자회견에서 젤렌스키는 트럼프가 깔아둔 덫에 걸려들었다. 그는 자국 입장을 관철하려는 열정은 있었으나 흥정의 달인인 트럼프가 그 자리를 홍보 쇼로 활용할 것이라는 점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 그는 미국의 지원을 대가로 상납하려던 광물협정을 서명
-
[김재영 칼럼] 위기의 AI·반도체 산업…'기회'로 바꾸려면
나라 안팎으로 하루도 맘 편할 날이 없다. 대통령의 구속기간 동안 한쪽에서는 태극기와 미국의 성조기가 나부끼었다. 그럼에도 미국발 관세전쟁의 타깃은 한국을 콕 짚었고, 앞서 우방국에게 보여주었던 관세 폭탄을 포함한 전방위적인 압박의 다음 타깃으로 예고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사실상 정상외교 공백 상태인 우리나라로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막막한 현실이다. 우리 경제는 새해 들어 수출 회복의 기대 속에서도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라는 강력한 변수에 직면해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
-
[정준모의 미술마을 正舌] 소장품 수집을 위한 원칙과 절차를 위한 제언
맥락 있는 컬렉션 미술박물관에 가면 정말 놀라운 작품이 전시되고 있는 것을 보면, 많은 이들은 어떻게 미술박물관은 이렇게 좋은 작품을 많이 소장할 수 있었을지 궁금해하지만, 뛰어난 미술박물관의 컬렉션은 단순히 유명한 한두 점의 작품을 소장하고 전시한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 진정으로 "최고의 미술박물관을 만드는 조건은 건물이나 전시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소장품(Collection)의 질과 양이 결정한다”는 원칙이다. 물론 양보다 질이 더 중요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훌륭한 소장품을
-
[전문가 기고] 트럼프 2.0 시대, 한미 동맹 결속력 강화 위한 해군 MRO 협력의 중요성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강력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한·미 동맹은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국들의 자율적 국방 역량 강화와 비용 분담을 강조하며 보다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기여를 요구하고 있다. 한·미 동맹의 결속력 약화를 방지하기 위한 한국의 창의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최근 미국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한·미 간 해군 '유지·보수·정비(MRO·Maintenance, Repair and Ov
-
[장영수 칼럼]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 핵심쟁점 3가지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구속 취소 결정을 내렸고, 이튿날 검찰의 즉시항고 포기로 윤 대통령이 풀려나 52일 만에 한남동 관저에 복귀했다.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이 뜻밖이었다는 반응들은 많았지만 무리한 결정이었다는 비판은 많지 않다. 그만큼 공수처의 수사 및 체포영장과 구속영장의 청구, 발부, 집행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법원의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 취소 결정이 미칠 파장과 관련하여 수많은 논란이
-
[전문가 칼럼] 이해상충 주주총회 결의 유의
3월 정기주총 시즌이 곧 다가오고 있다. 국내 주식회사 대부분은 정기주총에서 그 해의 이사 보수 한도를 정하는 안건을 결의한다. 이때 그 보수를 받는 이사인 주주가 참여할 경우 결의에 하자가 발생하게 되므로 유의가 필요하다. 하자 있는 주총 결의에 의해서는 보수를 지급받을 수 없고, 이미 지급받은 보수도 반환해야 한다. 이사의 보수와 관련된 이해상충 문제는 기업 지배구조에서 중요한 쟁점이 되고 있다. 이사가 자신의 보수를 스스로 결정하는 소위 "셀프 찬성" 문제, 지배주주인 이사의 과도한 보
-
[서정목 칼럼] 트럼프의 '영어 공식언어 지정' …약 될까 독 될까
미국 이민의 역사는 1600년경 최초의 유럽 이민자들로부터 시작된다. 이민자들은 영국뿐만 아니라 네덜란드, 독일 등 주로 서유럽 국가들 출신이었다. ‘뉴욕(New York)’은 원래 네덜란드 사람들이 개척한 도시였다. 그래서 ‘뉴욕’이라는 이름도 그 출발은 ‘뉴 암스테르담(New Amsterdam)’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네덜란드 최대의 도시는 ‘암스테르담’이기 때문이고, 이는 그만큼 네덜란드 사람들이 많이 이주했다는 증거이다. 1664년 영국과 네덜란드의 식민전쟁에서 영국이
-
[전문가 칼럼] "금? ETF?"…자산 관리에 변치 않는 트렌드는
지난해부터 인공지능(AI), 미국 빅테크 성장 주식(M7), 미 달러, 가상자산(비트코인) 등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이 자산 시장의 주요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올해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급격한 정책의 변화, 국내 정치·경제적 변화의 흐름 속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다각적인 자산 배분 전략이 중요해졌다. △미국 빅테크·신흥국 등 글로벌 주식형 펀드 △국내 주식형·지수 추종 펀드 △금 △채권 등 올해 주목해야 할 투자 자산별 전략을 살펴보자. 지난해 말 국내 투
-
[신율 칼럼] 선관위를 수술하자!
지금 시점에서 국민적 신뢰가 가장 필요한 국가 기관은 헌법재판소와 선거관리위원회일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대한민국의 운명을 가를 각종 탄핵 심판을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그렇고, 선거관리위원회는 우리 사회 일각에서 제기하는 부정선거 음모론을 완전히 불식시키기 위해서 국민적 신뢰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부정선거 관련 주장을 ‘음모론’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필자는 부정선거 주장을 믿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부정선거와 같은 음모론이 판치는 상황에 대해서 선관위는 책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