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글로벌 외환시장 '주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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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4-1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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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아시아를 비롯한 이머징 국가들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달러의 급락세가 이어지면서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이머징마켓 국가들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과 인도를 선두로 한 아시아에서 중남미의 콜롬비아까지 이머징 국가들이 과거 선진국이 장악한 외환시장 통제권을 확보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머징 국가 적극적 시장 개입=콜롬비아 금융 당국은 해외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본국 중앙은행에 6개월 동안 40%의 예금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인도중앙은행(RBI)은 해외 머니 매니저들의 투기를 억제하기 위한 기구를 설립했으며 한국 역시 10년래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원화 강세를 통제하기 위해 통화선물환 거래 동향을 조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머징 국가들이 외환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외환보유고와 금리를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 당국을 통한 제도적인 변화를 꾀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 수동적인 자세에서 능동적인 방향으로 정책 중심을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머징국가들의 적극적인 외환시장 개입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올들어 달러 가치가 10% 가까이 급락한 상황에서 과거와 같은 정책 기조를 유지할 수 만은 없다는 것이 이들의 평가다.

지난주에만 유로 가치는 달러 대비 1.2% 상승하면서 1.47달러 선을 돌파,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달러/엔 환율은 3.6% 하락해 1년래 최대 하락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주요 7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이번달 초 71.11로 하락하면서 사상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달러 약세가 본격화된 2002년 이후 달러 가치는 캐나다달러에 대해 40% 급락했으며 유로와 영국파운드화에 대해서는 각각 33%와 24% 하락했다.

◆달러 약세 불가피...유로/달러 연말 1.51달러까지 오를 것=헨리 폴슨 재무장관을 비롯해 미국의 공식적인 입장은 강달러 정책을 고수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신용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달러 약세를 진정시키기 위한 행보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달러 약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스티븐 젠 통화 리서치 담당 책임자는 "최근 외환시장은 미국과 유럽, 일본의 개입이 필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현재 상황이 지속될 경우, 연말 유로/달러 환율은 1.51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도이치방크의 미즈라 바이크 애널리스트는 "각국 중앙은행들은 자국 통화 가치를 조절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일부 방법은 이상할(bizarre) 정도"라고 말했다.

아시아를 비롯해 이머징마켓 중앙은행들이 외환시장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약달러가 이어질 경우, 자국 경제에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약달러로 인한 원화 가치 상승으로 한국 3대 수출업체인 현대차의 미국 매출은 9년래 첫 감소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년간 달러/원 환율은 3% 하락했다.

인도 2대 소프트웨어 수출업체인 인포시스테크놀로지 역시 올해 순익 목표치를 하향 조정했다. 루피화 가치가 13% 상승하면서 수출 채산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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