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는 융합기구법 제정이 연기되는 등 기대에 못미쳤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일단 IPTV를 출범시킬 수 있는 법적 토대를 갖추게 됐다는 점에서 본격적으로 사업 계획을 점검하는 등 벌써부터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KT는 내년 상반기 중 KBS1, EBS 등 일부 지상파 채널의 재전송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IPTV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KT는 실시간 방송을 하는 데 가장 큰 숙제인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올해 1천50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하거나 더 많은 금액을 콘텐츠 확보에 투자하기로 했다.
올해 4천억원을 투자한 망 고도화 등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예산 편성도 모두 끝난 상태다.
실시간 전자상거래 등 IPTV를 통해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는 방안들도 내부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KT는 IPTV 법안에 반대했던 케이블TV 등 방송계를 의식해 "난시청을 해소하고 현행 지역 방송을 철저히 보호하겠다"며 "지상파 방송을 재전송하더라도 편성권을 갖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IPTV 요금 수준도 대략 정해졌다.
KT 관계자는 "메가TV가 3년 약정으로 월 8천인데 IPTV는 실시간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월 1만원 안팎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난시청 지역에는 표준요금보다 싼 요금을 적용해 공익성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하나TV'로 IPTV 기반을 갖춘 하나로텔레콤도 콘텐츠 투자를 확대해왔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017670]이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하면 콘텐츠 공급 기반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일찌감치 종합엔터테인먼트 회사인 iHQ 지분 34.05%를 인수하며 경영권을 확보했고, 영화제작사 청어람 지분 30%과 엔터테인먼트 채널인 YTN미디어의 지분을 51.42% 인수했다.
최근에는 영화사업팀을 만들고 영화 배급 및 투자에 나서는 등 종합 미디어 그룹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애초 9월에 IPTV 서비스를 선보이기로 했다가 미룬 LG데이콤도 일단 IPTV 법제화가 급물살을 타게 되자 연말까지 IPTV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
업계 관계자는 "본격적인 콘텐츠 확보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법적 토대는 만들어졌지만 지상파 재전송, 콘텐츠 확보 등 여전히 풀어야할 과제가 많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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