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장중 사상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은 정오경 배럴당 4.02달러(4.2%) 상승해 100달러를 넘어섰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한 것은 지난 1983년 NYMEX 개장 이후 처음이다.
이날 유가는 장후반 상승폭을 줄이기는 했지만 급등세는 이어져 3.64달러(3.8%) 오른 99.62달러로 장을 마감해 종가기준으로도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근 1년간 국제유가 동향 <출처: bigcharts>
이전 최고치는 지난해 11월23일 기록한 98.18달러다.
전문가들은 수급 악화 우려가 가중된 것이 국제유가의 100달러 돌파를 이끈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나이지리아의 소요 사태와 함께 미국의 지난주 에너지 재고가 3년 최저치를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된 것이 악재였다.
약달러 역시 유가 급등을 이끈 원인으로 분석됐다.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 가치는 유로와 엔 등 주요 통화에 대해 약세를 면치 못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47달러로 올라서며 1% 가까이 치솟았고 달러/엔 역시 109엔대로 떨어지며 2% 가까이 급락했다.
미국 경제의 침체 우려가 가중되면서 달러 약세가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유가를 비롯한 상품시장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을 감안할 때 국제유가의 추가적인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전미공급관리자협회(ISM)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 12월 제조업지수는 47.7을 기록해 4년8개월래 최저치로 추락했다.
한편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은 고성장과 함께 원유 수입의존도가 높아진 중국 경제에도 직격탄을 날릴 전망이다.
중국 석유화학공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원유 수입의존도는 47%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10월까지 중국의 원유소비량은 2억8900만t에 달해 전년 동기에 비해 8% 가까이 늘어난 바 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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