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붕 두 가족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연초 신차 판매 실적이 희비 쌍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 들어 기아차가 야심차게 내놓은 경차 모닝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하비가 선전을 거듭하고 있는 반면 현대차가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프리미엄 세단 제네시스는 기대에 못 미치는 판매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 신차효과에 웃는 기아차
기아차가 새롭게 출시한 경차 모닝은 오랫동안 경차시장을 독점해 온 GM대우의 마티즈를 가볍게 누르고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지난해 12월 3천145대의 저조한 판매 실적을 기록했던 모닝은 1월 경차에 편입됨과 동시에 전월 대비 2.5배 증가한 7천848대가 팔렸다.
GM대우의 마티즈는 지난해 12월 5천302대가 팔렸지만 1월 들어 모닝의 기세에 눌리면서 3천226대의 판매 실적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기아차 관계자는 "모닝은 정부의 경차규격 상향조정안이 통과되면서 올해부터 경차로 다시 태어났다"며 "취득세 등록세 면제 등 경차가 주는 다양한 혜택에 기존 경차를 압도하는 성능까지 갖춰 최고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기아차의 또다른 야심작인 모하비도 지난달 3일 출시된 후 한달 간 비교적 선전했다는 평가다.
모하비의 1월 판매 실적은 1천278대로 경쟁 차종인 현대차의 베라크루즈보다 40대 적게 팔렸다. 베라크루즈가 지난해 고급 SUV 시장을 평정했던 모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실적이라는 것이 기아차의 설명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까다로운 전수 검사 등으로 출고가 지연돼 판매 실적이 베라크루즈에 뒤진 것처럼 보일 뿐"이라며 "1월 한 달간 계약건수는 2천453대로 나쁘지 않고 설 연휴 이후 정상출고가 이뤄지면 판매 실적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제네시스 부진에 우는 현대차
지난달 8일 국내 판매를 시작한 제네시스는 1월 한 달간 434대가 팔렸다.
경쟁 차종인 기아차의 오피러스가 1천306대의 판매 실적을 기록하며 2006년 6월 부분변경모델을 선보인 이래 20개월동안 고급 대형차시장에서 단 한번도 1위를 내주지 않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제네시스의 데뷔 실적은 초라한 수준이다.
기아차는 오피러스의 판매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300만원 가량의 가격 인하를 계획하고 있어 제네시스가 오피러스를 넘어서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그러나 현대차는 이달부터 제네시스의 판매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달 제네시스가 부진했던 것은 전자통합정보시스템 DIS의 공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출고가 지연됐기 때문"이라며 "설 이후 출고가 순조롭게 이뤄지면 판매 실적도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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