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냉장고와 에어콘 등 생활가전 제품에 '단순화' 바람이 일고 있다. 지난해 천연색 계통의 화려한 색상과 문양이 강조됐던 것과 달리 올해는 흑백계통의 색상에 최대한 절제된 디자인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
2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전자 업계가 내놓은 냉장고와 에어컨 등 생활가전 제품들은 주로 흑백 계통의 무채색에 돌출 부위를 최소화한 심플한 디자인을 채택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해 내놓는 에어컨과 냉장고 등에는 지난 2006년부터 적용해왔던 디자이너 앙드레 김의 화려한 디자인 문양을 배제하기로 했다.
대신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2008년형 지펠 냉장고는 흰색 계통의 색상에 문양 일부에만 제한적으로 지르코늄 장식을 적용한 게 특징이다. '백색가전' 본연의 이미지를 되찾은 셈이다. 돌출해 있던 손잡이는 문 안쪽으로 숨겼다.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한 제품의 디자인은 대체로 기존의 화려한 패턴 장식과 컬러에서 탈피해 절제된 아름다움을 강조했다"며 "특히 생활가전 디자인은 여성성을 강조하면서 장식은 최소화한 미니멀리즘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도 올해 주력상품의 색상을 흑백계통으로 단순화하기는 마찬가지다.
LG전자가 최근 선보인 2008년형 에어컨 '휘센 로얄'은 흰색을 기본으로 투명한 물결 무늬 유리를 가미해 자연스럽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2008년형 디오스 냉장고 '모노 블랙'도 검은색을 기본으로 단순하게 꾸몄다. 이 제품은 특히 디자이너 김영세의 디자인 콘셉트인 'T-라인'을 기반으로 반짝이는 검정색과 유리공예품인 스와로브스키가 조화를 이뤄 단순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했다.
LG전자 관계자는 "2004년부터 에어컨 전면부를 단순하게 하나의 패널로 처리한 '원패널' 디자인을 적용한 제품을 출시했는데 올해에는 다른 경쟁사들도 원패널 디자인을 응용한 제품을 많이 내놓은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대우일렉의 2008년형 클라쎄 에어컨도 차분한 색상에 꽃수술 패턴의 '에타민(Etamine)', 만개한 꽃 문양의 '블루밍(Blooming)' 등 자연적인 이미지를 강조한 디자인을 적용해 자연스럽고 시원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에어컨 업체 캐리어는 2008년형 에어컨 신규 제품에 행남자기의 백유리 디자인을 그려넣어 우아하고 동양적인 순백의 미를 강조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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