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진출한 국내 은행들의 현지화 수준이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지적됐다.
16일 강종만 금융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이 발표한 '국내은행의 해외진출 현황 및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은행이 운영 중인 해외점포의 경우 국내 기업 및 교포에 대한 여신 비중이 2005년 55.7%에 달했다. 반면 외국인 및 외국 기업에 대한 여신 비중은 7.6%에 불과했다. 해외에서도 국내 기업과 교포를 대상으로 한 영업에만 집중하고 있는 셈이다.
강 연구위원은 "현지 고객에 대한 여신 비중이 낮은 것은 국내 은행들의 해외 진출 수준이 질적으로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해외 진출 정도를 나타내는 다국적화지수(TNI)도 선진국보다 낮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국내 은행들의 다국적화지수는 지난해 5.2%로 2005년의 4.33%에 비해 개선됐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은행들이 지난 2004년 24.7%와 40.3%를 각각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강 연구위원은 "선진국 주요 은행들의 경우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외영업의 현지화를 추진해 수익구조 다변화 및 위험분산에 노력하고 있다"며 "국내 은행 역시 글로벌 금융회사로 발전하기 위해 진출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해외진출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 연구위원은 "이를 위해 중국과 동남아 금융시장에서는 현지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영업을 확대하되 우리 동포가 많고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 동북부 등에서는 현지인을 활용해 개인 및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서비스를 적극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지 직원의 채용 확대와 현지 금융인의 경영 참여 등을 통한 현지화 전략을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며 "현지 금융회사의 인수나 전략적 제휴를 통한 시장 확보와 선진금융기법 도입에도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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