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中企대출 급증…부실 가능성 고조

1분기 4대은행 9조원 이상 증가, 경기침체 가능성 높아 위험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큰 폭으로 늘리고 있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글로벌 신용경색 위기와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국내 경기침체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어 자칫 중소기업 대출이 부실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분기에 주요 시중은행이 중소기업에 대출해 준 금액은 1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전체 대출증가액 6조5083억원 중 3조1758억원이 중소기업 대출이다.

신한은행은 1분기 동안 중소기업 대출을 2조3761억원 늘렸다. 하나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은 1조8655억원에 달한다.

우리은행도 원화대출 증가액 4조9120억원 가운데 중소기업 대출이 1조7960억원을 차지했다.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것은 올 들어 수신잔액이 급증하면서 돈 가뭄이 해소됐기 때문이다.

국민 우리 신한 하나은행 등 주요 4개 시중은행은 올 들어 25조629억원 늘었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1분기 동안 10조715억원으로 가장 많은 예금을 끌어들였다. 우리은행은 같은 기간 7조3081억원의 예금을 끌어모았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각각 3조9161억원과 3조7672억원의 수신 증가액을 기록했다.

시중은행들은 늘어난 예금 잔액을 중소기업에 빌려줘 이자를 챙기고 있다.

그러나 최근 소비자물가가 급등해 내수가 부진한데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무역수지도 악화되고 있어 재정 여건이 열악한 중소기업들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이럴 경우 은행권 중소기업 대출의 연체율이 높아지거나 아예 대출금을 갚지 못해 부실 대출이 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3.9%를 증가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올 들어 계속 4%를 위협하고 있다.

무역수지도 4개월째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6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 들어 무역수지 누적 적자액은 51억7700만달러로 확대됐다.

이광상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중소기업들이 내수부진과 원가부담 등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며 "경기 침체기에 은행들이 무리하게 대출을 늘릴 경우 제대로 회수하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재호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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