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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여론조사는 종종 신뢰를 떨어뜨리는 예측 결과를 내놨다. 1988년 제1야당 예측 실패, 1996년 여당의 과반수 붕괴 예측 실패, 2004년 국회의원선거 출구조사 예측 실패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왜 우리나라 여론조사 기관은 예측에 실패했을까.
주로 가정집 전화로 조사를 진행하는 우리나라는 20대 남성 등 젊은 층의 전화가입자가 적거나 통화가 쉽지 않아 무작위 추출 방법으로는 모집단과 비슷하게 조사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다고 한다. 그래서 많은 여론조사 기관은 모집단이 가지는 지역과 성, 연령별 비율을 고려한 비례할당 추출 방법을 이용한다. 이 방법은 비용과 시간 등을 고려할 때 가장 효과적이긴 하지만 전문가들은 학문적인 관점에서 표본 추출시 어느 한쪽에 치우칠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선호하지 않는 방법이다.
특히 국내에서 시도하는 가정집 전화 할당추출방식은 ①전체에서 57%만 전화를 걸 때 사용하는 표본이 되는 전화번호부에 등재돼 있고 ②끝까지 답변하는 응답률이 20% 내외로 낮으며 ③응답하지 않는 약 80% 중 절반은 전화를 받긴 했으나 답변을 거절한 사람일 정도로 많으며 ④ 끝까지 답변한 사람 중 주부가 30%를 차지할 정도로 주부의 비율이 높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응답률이 30%이하면 조사 결과를 버리는데 우리는 10%대의 값도 사용한다.
이 외에도 다양한 변수를 사용한다. 특히 선거 관련 조사에서는 출신지역, 성별, 학력, 투표율 등을 주요한 변수로 활용한다. 여론조사는 표본뿐 아니라 질문 문구와 시기 등 여러 가지 변수가 예측과 신뢰성에 영향을 준다. 여론조사가 한계 표본 내에서 정확한 예측을 하려면 다양한 변수를 충분히 고려해 정확하게 설계돼야 한다.
앞으로 선거때만 되면 개표 방송을 볼 때 여론조사와 비교해보길 권한다.(글:박응서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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