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제작 작품인 '도쿄, 여우비'는 꼭 1년 전 촬영을 했다. 하지만 김사랑에게는 촬영 당시의 기억이 여전히 생생하다.
"지난해 5~6월 두 달 동안 촬영했는데 일본의 경치 좋은 곳만 다녔기 때문인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해요. 한번은 도쿄 인근의 한 온천에서 촬영을 했는데 정말 멋지더라구요. 안성기 선배님이 10년 전 영화를 찍으러 오셨던 곳이라는데 인심도 좋고 경치도 빼어나 계속 머물고 싶었어요."
사랑과 김태우가 주연을 맡은 '도쿄, 여우비'는 도쿄로 CF 촬영을 갔다가 일탈한 신인 여배우 수진과 초밥 요리사 현수의 애틋한 사랑을 그린 멜로 드라마. 오타니 료헤이와 오쿠다 에리카, 야마모투 가쿠 등의 일본 배우들과 일본 스태프가 함께 했다.
"합작 드라마를 처음 해봤는데 일본 올 로케이션이라는 점과 멜로 드라마라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외국 스태프와 일하는 게 어떤 것일까 궁금했고, 벚꽃을 배경으로 진행한 사랑 이야기가 어떻게 만들어질까 궁금했습니다."
그는 "한국 촬영장이 일명 '코리안 타임'으로 돌아가는 대신 융통성이 있다면, 일본 촬영장은 정확하고 규칙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양국의 시스템이 절충점을 찾는다면 정말 환상적인 촬영 환경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웃었다.
'코리안 타임'이 용인되는 한국이지만 평소 촬영장에 지각을 하지 않는다는 김사랑은 바로 그점 덕분에 일본 스태프와 빨리 친해질 수 있었다고 한다.
"일본 스태프가 제게 제일 먼저 한 말이 '일본 여배우들도 촬영장에 종종 늦는데 사랑 씨는 시간 약속을 참 잘 지키네요'였어요. 그 말을 들은 후로는 더 신경을 썼죠.(웃음)"
그는 극중 간단한 일본어 대사도 소화했다.
"간단한 대사이긴 했지만 외국어로 연기한다는 게 정말 힘들었어요. 제 딴에는 감정을 잡고 하는데 일본인들이 들으면 그게 우스워보일 수도 있잖아요. 외국에 진출하는 연예인들을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도쿄, 여우비'는 7년의 시간을 두고 두 주인공의 사랑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그린다. 영화 '로마의 휴일'이나 '노팅힐'과 어느 정도 겹쳐지는 이 드라마는 그러나 해피엔딩은 아니다.
"마지막 장면을 찍을 때는 정말 너무 슬퍼서 막 울었다"는 김사랑은 "하지만 현실적인 결말이라 생각하고 그게 더 여운이 남아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연합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