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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3위 자동차업체 크라이슬러가 픽업트럭 신모델로 전화위복을 노리고 있다. 사진은 주력모델인 닷지램. |
크라이슬러의 모험이 성공할 수 있을까. 천정을 모르고 치솟는 국제유가와 소비 위축으로 미국 자동차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미국 3위 자동차업체 크라이슬러가 '청개구리' 행보에 나서 주목된다.
제너럴모터스(GM)을 비롯해 포드와 크라이슬러 등 이른바 자동차 '빅3'는 최근 사면초가에 빠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 소비자들이 고유가에 진저리를 치면서 대형차 부문이 침체된 상황에서 크라이슬러는 픽업트럭 부문 주력 모델에 총력을 기울여 '전화위복'을 노릴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를 넘나들면서 미국에서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달러에 육박한 상태다. 자동차 시장에서 이같은 유가의 고공행진의 파장을 고스란히 받은 것은 바로 픽업트럭을 비롯한 대형차 부문이다. 전문가들이 픽업트럭에 주력하겠다는 크라이슬러의 전략에 의문을 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수주에 걸쳐 픽업트럭의 판매가 더욱 감소하고 있다면서 설사 크라이슬러가 픽업트럭 부문의 매출을 끌어올리더라도 전체 매출은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28일 분석했다.
크라이슬러의 픽업트럭 부문 주력 모델은 '닷지 램(Dodge Ram)'이다. 뉴멕시코에서 닷지를 판매하는 켄 잔가라 딜러는 "시장 점유율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라면서 "문제는 판매가 아닌 시장 전체의 규모"라고 말했다.
크라이슬러가 아무리 판매 신장을 위해 노력한다고 하더라도 전체 시장이 살아나지 않는 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더군다나 크라이슬러는 올들어 미국 자동차 시장이 위축되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상태다. 소비자들이 유가 상승으로 픽업트럭을 비롯한 대형 차량에서 중소형차와 크로스오버 차량으로 이동하면서 크라이슬러가 그 충격을 고스란히 받은 것이다.
크라이슬러의 매출 중 트럭과 미니밴이 차지하는 비중은 75%에 달한다. 닷지 램은 크라이슬러의 최고 히트 모델이다.
크라이슬러의 짐 프레스 부회장은 "내년에는 닷지 램의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믿는다"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 변화하면서 장기적으로 픽업트럭은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고백했다.
만약 이번에 크라이슬러가 새롭게 출시하는 닷지 램 신모델의 판매가 살아나지 못한다면 크라이슬러는 심각한 재고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크라이슬러는 현재 3곳의 공장에서 연간 60만대의 트럭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닷지 램의 판매는 35만8000대를 기록해 전체 트럭 판매 중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크라이슬러는 새로운 닷지 램에 연료 효율을 개선한 V-8 엔진을 장착했으며 공기역학적인 디자인을 적용하는 등 픽업트럭이 '기름 먹는 차'라는 이미지를 상쇄하기 위해 노력했다.
크라이슬러의 마이클 아카비티 닷지 브랜드 책임자는 "우리는 비관적이지 않다"면서 "턴어라운드가 시작될 것으로 믿는다"며 새로운 닷지 램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닷지 램의 경쟁 모델은 제너럴모터스(GM) '시보레 실버라도', 도요타자동차의 '툰드라', 포드의 'F-150'이다.
한편 미국 2위 자동차업체인 포드는 이날 생산인력의 12% 정도를 감원할 계획을 밝혔다. 포드는 이같은 감원 계획을 오는 8월1일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포드는 지난주 내년 흑자 전환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하고 고유가 파장을 온몸으로 겪고 있다면서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대한 감산에 돌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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