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째 약세를 지속하고 있는 중국증시의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의 인플레 압박과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아 중국을 비롯해 홍콩증시 역시 추가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4일 보도했다.
투자전략가들과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 등 주요 증시 전문가들이 중국과 홍콩증시가 올여름 좋은 모습을 보이기는 힘들 것으로 입을 모으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해 10월 홍콩증시의 벤치마크인 항셍지수가 최고치를 기록한 뒤 현재 22% 이상 하락했으며 상하이종합지수는 40%가 넘게 폭락한 상태다.
주가 하락과 함께 주가가치 역시 크게 빠졌다. 상하이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해 40배까지 오르며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최근 20으로 떨어졌다. 홍콩증시의 PER는 평균 17을 나타내고 있다.
신문은 최근 상하이증시와 홍콩증시의 흐름을 감안할 때 고점 대비 저점을 기록했을 때 각각 48%와 33%의 낙폭을 기록했다면서 이는 전형적인 약세장의 증거라고 분석했다.
최근 1년간 상하이지수 추이 <출처:야후파이낸스> |
특히 홍콩증시에 불고 있는 약세 분위기는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지난 1997년부터 다음해까지 이어진 외환위기와 2000년부터 2001년까지 지속된 '닷컴 버블' 당시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최근 상황 역시 시장에 상당한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중국의 인플레가 수년래 최고치로 치솟은 가운데 앞으로도 추가로 물가가 오를 수 있다는 사실은 '주식회사 중국'에 대한 우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중국의 인플레는 홍콩에 상장된 기업들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재료다. BNP파리바의 클라이브 맥도넬 투자전략가는 "중국 정부의 가장 큰 문제는 현재 인플레가 내부적으로는 조절할 수 없는 해외 변수에 기인했다는 것"이라면서 "4분기까지 인플레가 안정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맥쿼리 캐피탈증권의 제이크 린치 중국 리서치 부문 책임자 역시 "투자자들은 인플레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업종별로는 소비재와 서비스업종 등 인플레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업종의 전망이 밝다"고 권고했다.
그동안 중국이 미국 경제의 불황에도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결국 중국 역시 미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는 못할 것이라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최근 1년간 항셍지수 추이 <출처: 야후파이낸스> |
ING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오스카 륭 선임 매니저는 "미국의 부동산 시장과 소비가 살아나기 전까지는 중국증시 역시 랠리를 보일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체로 전문가들은 올여름 중국증시가 관망세속에 박스권 장세를 연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메릴린치의 윌리 찬 투자전략가는 "현재 홍콩증시의 주가는 그리 비싼 편도 아니고 싼 편도 아니다"라면서 "미국의 경제지표와 아시아의 성장이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가 보이는 것에 투자자들이 주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연말까지 중국과 홍콩증시 전망은 밝은 편이다. 찬 전략가는 연말에는 홍콩증시 항셍지수가 2만8000포인트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으며 륭 매니저는 2만7000선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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