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때부터 한 우물을 파라신입사원이 회사의 대표라는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란 '하늘에 별 따기'.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꿈꿔봤을 이런 '성공 신화'가 제약업계에서는 드물지 않은 편이다.
1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현재 매출 상위 50개 국내 제약기업 최고경영자 가운데 해당 기업의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승진을 거듭한 CEO가 10명으로 20%에 이른다.
업계 1위 동아제약 김원배(62) 사장은 지난 1974년 연구 ․ 개발 분야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2005년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유한양행 차중근(63) 사장도 김 사장과 같은 해 입사해 30년 만에 사장에 임명됐으며 올해로 6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다. 녹십자 허재회(60) 사장은 각각 1979년과 1975년 입사해 지난해와 올해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다.
지난 1960년 일동제약에 발을 들여놓은 이금기(76) 회장은 1984년 사장직을 맡아 외환위기 이후 워크아웃 등 어려운 시기를 극복했으며 이 과정에서 회사 지분을 많이 매입해 주요 대주주가 됐다. 이 회장은 사실상의 '오너 회장'으로 '신화'로 불릴 만 한 사례다.
이들의 전문분야는 연구개발, 마케팅, 영업, 생산, 재무 등 다양하다. 제약업계에 신입사원에서 출신 CEO가 적지 않은 이유는 전문성이 강조되면서 동시에 보수적인 업계 분위기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평사원에서 승진한 대표이사 가운데 연구개발 파트 출신의 CEO가 3명일 정도로 전문성이 중요하게 평가받는 분야"라며 "외부 인사 영입이나 최고경영자 경질 등 파격인사가 상대적으로 적은 데는 보수적인 보건의료 업계 분위기도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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