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위기의 끝은 어디인가. 한동안 잠잠했던 신용위기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현재 월가의 상황과 신용위기 전망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 1분기 월가 금융기관을 비롯해 주요 기업들이 대부분 신용위기 악재를 소화해내면서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는 낙관론이 퍼졌지만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펼치면서 낙관론자들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고 AP통신이 최근 분석했다.
◆신용위기 상반기 바닥론 힘 잃어=국제유가가 최근 3개월만에 30% 이상 급등하고 날마다 최고치를 경신하다시피 하는데다 리먼브라더스의 손실이 예상보다 확대되는 등 월가 금융기관의 악재가 다시 터지면서 상황이 급반전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르면 상반기 신용위기가 바닥을 치고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점차 힘을 잃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선트러스트뱅크의 그레고리 밀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솔직히 말하면 시장 상황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라면서 "지금이 바닥일 수 있지만 문제는 바닥을 헤쳐나가는 시간이 지나치게 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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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6개월간 다우, S&P500, 나스닥 등락 추이 <출처:야후파이낸스> |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샘 스토발 수석 투자전략가는 "3월 중순 이후 주요 지수가 저점을 탈출하는데 성공했다"면서 "그러나 현재 상황이 한동안 이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장 상황을 돌릴 수 있는 촉매제가 출현하기 전까지 3월 중순과 5월 중순 사이의 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3월부터 5월까지 다우지수는 8~9%의 등락을 나타낸 바 있다. 스토발 전략가는 지난 3월 저점을 기록한 이후 증시가 반등한 것은 기술적인 의미 이상을 부여하기 힘들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3월 저점 당시에는 시장분위기가 최악의 상황이었다"라면서 "기술적 분석가들이 최악의 상황이 끝났다고 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시장분위기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소비심리가 변수...유가 부담은 불가피=전문가들은 향후 증시 추이는 소비심리에 달려 있다고 지적한다. 월스트리트가 모멘텀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미국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고 있는 소비가 살아나는 것이 필수라는 것이다.
스토발 전략가는 "소비신리가 큰 폭 하락했다"면서 "유가가 고공행진을 지속하는 한 소비 역시 살아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투자은행들의 실적 발표가 향후 수개월간 미국증시의 방향을 정하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골드만삭스(17일)를 비롯해 모간스탠리(18일) 등 주요 투자은행들의 실적 결과와 향후 전망에 따라 신용위기의 추이를 가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월가는 투자은행들의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메시로우 파이낸셜의 아돌프 로렌티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2분기 실적이 공개되면 증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현재 상황을 봤을 때 예상보다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블루칩들의 움직임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연말 대선을 비롯해 여러가지 변수로 3분기 증시가 불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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