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가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까. 지난 주말 온갖 악재로 급락했던 미증시의 본격적인 반등을 시도하겠지만 상승폭은 제한될 전망이다.
최근 미국증시에 족쇄로 작용하고 있는 3대 악재는 ▲유가 급등 ▲인플레 악화 ▲신용위기 사태로 정리할 수 있다.
문제는 이같은 3대 악재가 좀처럼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온라인 경제전문매체 마켓워치가 분석했다.
제프리스의 아트 호간 수석 투자전략가는 "증시는 3대 악재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가의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최근 증시 분위기는 3대 악재의 영향력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지난 주말 다우지수는 200포인트가 넘게 하락하며 1만2000선이 붕괴, 3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지난 한주간 다우지수는 3.8% 하락했다. S&P500과 나스닥은 각각 3% 내외의 낙폭으로 일주일을 마감했다.
키트코 불리온 딜러의 존 내들러 선임 애널리스트는 "증시 분위기가 좋지 않다"면서 "다우지수는 1만1750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금융업계에서 전해지는 소식이 증시는 물론 경제 전반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호간 전략가는 "월가 대형 투자기관은 물론 지역 금융기관으로부터 들려 오는 소식 중 긍정적인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주 메릴린치는 지역은행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올해 지역은행들의 순이익 전망치를 15% 하향 조정했다.
JP모건 역시 지역은행들의 자본 조달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용위기 사태의 또 다른 폭풍으로 거론되고 있는 채권보증업계 역시 상황은 좋지 않다.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세계 최대 채권보증기관 MBIA의 신용등급을 하향했으며 이 여파로 MBIA 주가는 13.3% 급락했다.
무디스는 MBIA와 암박에 대한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에서 각각 5단계와 3단계 하향했다.
이로써 MBIA와 암박은 무디스와 스탠다드앤푸어스(S&P), 피치 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 모두에게서 신용등급을 강등당한 셈이 됐다.
채권보증업계가 보증을 선 지방채와 구조화 채권 규모는 각각 1조2000억달러(약 1200조원)와 1000억달러를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채권보증업계가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미국은 물론 전세계 금융시장에 폭풍이 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일제히 우려를 표시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이같은 미국 경제 악재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 연방기금 금리선물은 오는 24일부터 이틀간 개최되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가능성을 8%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전주의 22%에서 3분의1 가까이 하락한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8월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낮아졌다고 보도했다.
국제 유가 역시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공급불안 우려로 급등세로 돌아서면서 시장 분위기 침체에 일조했다.
2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7월물은 배럴당 2.69달러(2%) 상승한 134.62달러를 기록했다.
경제 침체 우려가 확산되면서 지표 영향력 역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월가는 24일 공개되는 4월 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에 주목하고 있다. 이 지표는 전월 14.4% 하락한 이후 15.9%로 낙폭을 더욱 키울 전망이다.
이날 민간경제연구기관 컨퍼런스보드가 소비자신뢰지수를 공개하며 리치먼드준비은행은 6월 제조업지수를 발표한다.
연방주택기업감독청(OFHEO)의 6월 주택가격지수도 관심거리다. 모두 전월에 비해 악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25일에는 5월 내구재주문과 신규주택판매가 발표된다. 26일에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와 5월 기존주택판매 결과가 공개된다.
주말을 앞둔 27일에는 5월 개인소득·지출과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6월 미시간대학의 소비자신뢰지수가 발표된다. 월가는 PCE지수가 전월 0.1% 상승한 뒤 지난달 0.2% 올랐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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