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들어 국내 금융시장에 위기가 올 것이라는 괴담이 돌고 가운데 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값이 1116원까지 떨어져 항공업계가 환차손을 줄이기 위한 다각적인 위험관리 노력들을 펼치고 있다.
당초 항공사들은 올해 환율을 1000원 밑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환율은 1100원대를 넘어 1200원선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예측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어서, 거의 매일 긴박하게 움직이며 환율추이에 안테나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대비 원화값은 1116원으로 전날보다 27.00원 급락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04년 11월3일 1116.20원 이래 3년10개월 만에 가장 약세로 떨어졌다.
이에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 등 국적사들은 고환율 파고를 넘기 위한 비상경영체제 돌입 뿐 만 아니라, 각종 위험관리 시스템으로 환차손을 줄이려는 노력들을 전개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이 같은 위험관리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지난 2005년8월부터 매분기 항공유 및 달러 소유량의 일정비율을 선물시장에서 매입하는 헷지를 시행해 오고 있다.
유류비의 경우 소유물량의 30% 정도를 헷지하여 올들어 8월까지 900억원의 유류비를 절감했다.
환율상승으로 상반기에만 발생한 환차손이 무려 832억원에 달하지만, 헷지 관련 이익 685억원으로 손실의 상당 부분이 상쇄됐다.
환율상승에 대비해 지난해 B777-200ER 2대를 원화표시 금율리스로 도입하는 등 외화부채를 꾸준히 축소시켜 왔다.
이와 관련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이 같은 위험관리와 중국노선의 수요회복, 미국 노선의 비자면제효과 등 항공수요 증가요인이 더해져 흔들림없는 경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다양한 비용절감 대책과 함께 해외지역 수입을 늘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요 해외 공항에서 환승 수요를 늘리기 위한 홍보 활동을 강화하고, 환적화물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또 예상 지출의 30% 정도를 헤지해 손실에 대비하고 있지만, 헤지 비율을 확대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무역협회도 환율이 달러당 1천116원까지 폭등한 데는 8월 무역수지 적자 발표와 주가 하락, 정유사 결제 수요 등이 몰렸기 때문이라며, 전반적으로 올해 하반기까지 환율 상승의 기조가 이어지겠지만 안정세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섣부른 환헤지나 달러 보유는 피할 것을 권고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적정 환율은 시장의 수급 상황에 맞게 균형을 잡아야 하는데 지금은 과도하게 오른 측면이 있다"며 "달러를 매수할 수 있는 요인이 몰린 상황인데다 심리적인 요인까지 겹쳐 폭등했기에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재붕 기자 pj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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