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혼란 이어져…환율·주가 약세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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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09-0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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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이 패닉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일 환율 폭등과 주가 폭락으로 이어졌던 '블랙 먼데이' 상황은 시작에 불과했다.

전날 1116원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1차 저지선이라고 여겨졌던 1120원을 훌쩍 넘어 1130원선까지 껑충 뛰었다.

증시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코스피는 1400선을 겨우 지켜냈고 코스닥은 410선까지 낙폭이 확대돼 400선 유지도 불안한 지경에 이르렀다.

정부는 여전히 '9월 위기설'이 근거 없는 낭설이라고 일축하고 있지만 구두 개입 외에 실제 매도 개입에는 나서지 않으면서 시장의 불안심리를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국내 경제가 어려움에 처한 것은 분명하지만 위기 상황이라고 보기는 힘들다며 차분히 대처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 금융시장 불안 지속 = 환율은 연일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1130원대를 돌파하고 주가도 크게 하락하면서 금융시장의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2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8.00원 오른 1134.00원까지 치솟았다. 3거래일 간 상승 폭은 무려 52.20원에 달한다.

이날 환율은 국제 유가 하락과 외환 당국의 강력한 구두 개입으로 오전 한 때 1109원까지 급락했으나 오후 들어 매수세가 확대되면서 1134.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국인들이 주식 매도금을 해외로 송금하기 위해 환전을 늘리면서 달러 수요가 크게 늘어난데다 수입업체의 결제 수요까지 겹치면서 환율이 올랐다"고 말했다.

외환 당국이 구두 개입에 나서기는 했지만 외환보유액을 활용한 매도 개입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인 것도 달러 매수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환율이 급등하면서 증시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피는 1400선을 지켜내기는 했지만 장중 한 때 1400선이 무너지는 등 불안한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7.29포인트 떨어진 1407.14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도 증시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이어졌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4240억원과 264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코스닥은 상황이 더욱 심각해 전날보다 무려 21.07포인트 하락한 418.14로 거래를 마쳤다.

◆ 정부 시장안정 총력…"위기 아니다" = 외환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외국인 투자자의 증시 이탈과 미국 달러화 강세 영향으로 달러 수요는 늘어나는 반면 공급은 따라주지 못하고 있어서다.

조만간 외국인들이 보유 중인 채권 만기가 도래하면서 외국인들이 채권을 팔고 떠날 수 있다는 일각의 전망과 무역수지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환율 폭등과 주가 폭락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시장의 위기설을 잠재우기 위해 전방위적 노력을 다하고 있다.

김동수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오전 긴급 경제금융상황점검회의에서 "최근 환율 상승은 시장 수급 상황에 따른 요인도 있지만 심리적 쏠림 현상이 더욱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정부는 이에 대해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구 재정부 국제금융국장도 "지난해 환율이 과도하게 절상되는 과정에서 키코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느냐"며 "환율 상승기에도 일방적인 기대 심리를 갖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김 차관은 주가 폭락에 대해서도 "과거 경기 침체기에 비해 연체율이나 부도율, 부동산 가격 변화율 등이 특별히 나빠졌다는 증거가 없고 기업들의 영업 전망 악화 가능성도 제한적"이라며 "투자자들은 과민 반응을 보이지 말고 차분하게 대응해달라"고 주문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금융시장 불안이 국내 경제의 기초 여건을 고려할 때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정부의 입장을 두둔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금융경제실장은 "무역수지가 9월부터 개선되고 자본수지도 더이상 악화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금융시장이 안정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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