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터진 금강산 관광객 총격피살사건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현대아산이, 10일 본격적으로 불거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설로 좌불안석이다. 금강산 관광중단이 장기화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그 배경에 있다.
북한 권력서열 2위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같은 날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일축하고 나섰으나, 사실 확인이 명확치 않다는 점은 현대아산 입장에서 불안요소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금강산 관광은 총격사건 이후 9월 현재까지 두 달째 재개되지 못하고 있다. 그런 와중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소식은 현대아산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청천벽력. 금강산 관광중단 장기화를 넘어선 ‘완전중단’ 개연성마저 감지되기 때문이다.
금강산 관광은 1998년 11월 개시 당시부터 김 위원장이 관심을 갖고 추진해온 사업으로 고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과 만나 관광 활성화에 대한 애착을 피력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현실화 됐을 시 대북관광 사업의 근간이 흔들림은 물론 북한 당국이 내부단속에 힘을 집중하게 되므로 향후 금강산․개성 관광사업이 보류되거나 기약 없이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지난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김 위원장으로부터 받은 선물인 백두산 직항로 관광, 비로봉 관광 등도 잇따라 타격받을 수 있다.
관련해, 당초 올해 5월 실시하려던 백두산 직항로 관광은 남북 당국간의 갈등으로 현지 조사마저 제대로 못한 상태며 비로봉 관광 또한 답사만 실시한 상황.
여기에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마저 겹친다면 그간의 모든 노력은 ‘제로(0)’ 상태로 돌아가게 된다.
현대아산은 이번사태와 관련해 구체적 언급을 피하고 있다. 다만 향후 미치게 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비상경영 체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훈 기자 j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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