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브라더스 파산신청, 메릴린치 매각 등 최근 미국발 경제위기의 여진이 세계경제를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조선-철강업계는 비교적 그 파장에서 자유로운 모습이다.
제강업계의 경우 상당부분을 내수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실물경제가 와해되는 극단적인 상황만 아니라면 직접적 피해는 없다는 입장이고, 조선업계 역시 경기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예상, 대비해 왔기 때문에 완충여력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적 경제위기가 장기화 될 경우 수요 감소 등 직․간접적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이들 업계는 시장상황을 예의주시, 향후 닥칠 수 있는 위기에 대응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 “업종특성상 단기적 충격은 없다”
현대 미포조선 관계자는 “(미국 경제위기가) 조선업계 전반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잘라 말한 뒤 “원자재 가격과 유가의 상승, 하락 등 경기변동은 세계 경제상황에 따라 늘상 있는 일이다. 이러한 위기에 대처할 만한 기본적인 준비는 예전부터 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선박 건조 계약의 경우 착수비를 우선적으로 받고 건조 과정에 따라 남은 대금을 받게 된다”면서 “더욱이 원화가 아닌 달러화로 계약을 하기 때문에 (자금 조달과 관련한)큰 위기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제위기에 대해 얼마나 준비를 해 왔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상위권 조선회사들은 30년 이상 걸어왔던 경기 싸이클을 봐 왔다. 원자재 값 인상까지 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 역시 “(조선업계가) 세계 경제시황의 영향을 받는 것은 맞지만 업종특성상 단기적 충격은 없다”고 역설했다.
제강업계의 분위기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 “실물경제가 한 번에 무너지지 않는 이상 우려 없어”
동국제강 관계자는 “우리의 경우 매수기반 산업이다 보니 미국 경제위기의 직접적 영향에 대해 크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면서 “B2B(Business to Business, 거래주체인 기업과 기업이 전자상거래를 하는 것)기업이다 보니 조선업계가 와해되는 등 실물경제가 한 번에 무너지지 않는 이상 큰 우려는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강업계 관계자는 “환율 변동이 일순 커진다면 그 피해여파가 없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철강은 내수품목이 대부분이고 게다가 우리나라가 세계 조선업을 주름잡고 있어 미국경제 위기에 대해 업계는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경제위기가 장기화 될 상황을 대비하지 않을 수는 없다”면서 “왠만한 국내 조선-철강 회사들은 이미 대응책을 마련해 놓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재훈 기자 j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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