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콘을 제조하는 중소기업들은 국내 4대 정유사들이 아스팔트 값을 일시에 올리는 등 담합 혐의로 보인다면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아스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에 따르면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개사는 지난달 25~27일 아스콘 원자재인 아스팔트 가격을 ㎏당 400~450원에서 530~550원으로 잇따라 인상했다.
아스콘 중소기업들은 정유사들이 만드는 아스팔트를 대리점을 통해 공급받는데, 이 기간에 대리점으로부터 이달 1일부터 가격이 인상된다고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아스콘조합연합회는 이 기간에 회원사의 직원 중 누가 대리점의 누구와 통화해 가격인상 통보를 받았는지 일일이 파악해 400여명에 달하는 통화 인원 명단을 공정위에 증거로 제출했다.
아스콘 중소기업들은 이에 앞서 이달 초 인상된 아스팔트 가격으로는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며 아스콘 생산 포기를 선언한 바 있다.
아스콘조합연합회에 따르면 현재 아스콘 출하량은 평소의 20% 미만으로 각 지방자치단체 등이 추진하고 있는 도로포장 공사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9월에서 12월 초까지를 아스콘 생산의 40%가 집중되는 성수기로 보고 있다.
아스콘조합연합회는 대기업 정유사들이 아스팔트 가격 인상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26일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조합원사 임직원 2천500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궐기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아스콘조합연합회 김덕현 전무는 "정유 4개사가 동일한 시기에 동일한 폭으로 인상한 것을 볼 때 분명히 담합 행위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공정위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벙커-C유 가격이 올라 아스팔트 가격의 인상이 불가피했다"면서 "정유사들이 벙커-C유의 국제가격 추이를 보고 아스팔트 가격을 결정하기 때문에 인상시기가 비슷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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