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인 중국이 글로벌 신용위기 타개를 위한 열쇠를 쥐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세계가 금융 쓰나미로 휘청거리고 있지만 중국은 아직 중대한 역할을 하지 않았으며 세계 4대 경제국으로 도약한 중국이 금융위기 사태 해결에 기여해야 할 것이라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9일 분석했다.
중국이 지난 3주 동안 기준금리를 2차례 인하하는 등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유럽중앙은행(ECB), 영란은행(BOE) 등 주요 7개국 중앙은행과 함께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공조에 나섰지만 추가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中·美 관계 개선을 위해서도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사진: 금융위기 해결을 위해 중국 역할론이 힘을 얻고 있다. 사진은 9일 17기 3중전회에 참석한 후진타오 국가주석. |
중미 관계에 정통한 북경외대의 타오시에 교수는 "장기적인 중미 관계 개선을 위해 중국은 더 나은 이미지를 심어줘야 한다"면서 "중국은 미국 달러를 지지하고 미 국채를 매입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미국을 지원하는 것이 중국의 이익에도 도움이 된다는 지적이다. 중국의 외환보유액 중 3분의2가 미국 국채 형태로 구성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달러의 약세 역시 중국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IHT는 전했다.
정부 자문역을 맡고 있는 딩지지에 교수는 "달라 자산은 인질과도 같다"고 밝혔다.
아직 신용위기 파장이 중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고 있지만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 또한 미국발 신용폭풍의 부담에서 자유롭지는 못한 상태다.
중국의 자동차 판매 증가율은 한자릿수로 낮아졌으며 부동산시장은 매매 자체가 위축될 정도로 침체기를 걷고 있다.
철강업계에서는 바오스틸을 비롯한 4대 업체가 생산량을 20% 줄이기로 합의하는 등 경기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국가개발개혁위원회(NDRC)의 한 고위 관계자는 "중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금융위기 사태의 책임은 결국 미국 자신이 져야 한다는 주장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금융위기의 근원지로써 사태 발생의 책임을 지고 전세계에 미친 파장에 대해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무라를 비롯해 일본 자본이 미국 월가를 공습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달러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에도 문제가 있다는 불만도 출현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중국의 미국시장 진출에 대해 제동을 걸면서 중국의 경우 일본과 달리 달러 보유고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에도 제한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내 일부 강경파들은 중국 정부가 미국에게 시장 개방을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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