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세계 경기가 침체되고 환율이 폭등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위기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허우적대고 있다.
한때 1490원 까지 오르며 1500원대 돌파를 목전에 둔 원달러 환율이 비록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일대비 15.5원으로 하락했다지만 기업들의 '곡성'을 막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에 최근 삼성, LG 등 대 그룹 총수들은 현재의 위기상황을 버텨낼 수 있는 대책마련을 그룹 경영전략의 최우선으로 세우고 계열사별 정비를 확고히 하는데 모든 힘을 기울이고 있다.
대부분 현지 통화로 거래하기 때문에 환헤지를 할 필요가 없는 삼성그룹은 지난 8일 사장단 회의를 통해 "이런 상황일 수록 심리적으로 부화뇌동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단기적인 변화에 흔들리지 말고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하자고 입을 모았다.
이에 앞서 구본무 LG그룹회장은 7일 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300여명의 경영진이 참석한 임원세미나에서 직접 각 계열사 경영진에게 "환율과 금리 변화에 따른 리스크(위험)에 철저히 대비하라"고 지시했다.
구 회장은 이날 "최근 금융시장 혼란에 따른 전세계적 경기 침체로 사업 전반에 걸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또 "글로벌 시장의 소비 둔화가 단기간 내 나아질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 시 리스크에 대비할 뿐만 아니라 성장 정체를 타개할 수 있는 차별화된 전략도 수립해달라"고 주문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역시 지난 6일 경영전략회를 열어 “지금의 경제위기에 신속 유연하게 대처하려면 조직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그러자면 현 상황을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 회장은 이어 “(임원이든 사원이든)앉아서 전화로 대충 확인하려 들지 말고 현장에 직접 뛰어가서 눈으로 확인하라”며 “이번 위기를 체질 개선의 기회로 삼지 않으면 글로벌 메이커로 도약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6일 임원회의에서 “불확실 변수가 많은 이런 때일수록 시나리오 경영이 중요하다”며 계열사별 비상체제 돌입을 지시했으며 이종희 대한항공 사장은 “환율이 치솟아 비상체제를 풀지 못하고 있다.”며 “달러 결제를 늘리는 데도 한계가 있어 결국은 ‘쥐어짜기 전략’을 당분간 지속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최소영 기자 yout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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