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골퍼들의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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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1-08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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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필드에는 1998년 박세리의 US여자오픈 ‘맨발투혼’에 감동, 골프채를 쥐기 시작한 ‘박세리 키즈’의 열풍이 뜨겁다.

‘1000만 달러의 소녀’ 위성미(19.나이키골프)와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을 우승한 신지애(20.하이마트), US여자오픈 정상에 오른 박인비(20.SK텔레콤), 등 수많은 선수들이 국내와 미국 LPGA무대에서 맹활약하며 어린 나이에 언론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 수억에서 많게는 수십억 원의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지금도 골프 연습장은 화려한 미래을 꿈꾸며 부모들의 손에 끌려 온 자녀들로 문전성시다. 그러나 그 화려한 이면에 숨어있는 재정적 부담과 수많은 좌절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사실 골프를 즐기기 위해서 배우는 것이라면 몰라도 직업 선수의 꿈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투자 대비 효과가 그리 높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프로 골퍼가 되려면 과연 얼마나 투자해야 할까?

초등학교 땐 골프를 시작한다고 가정하면 프로가 되기까지 비용은 대략 6억원이 든다.

한 해 들어가는 돈을 따져보면 우선 주 2회 나가는 라운딩 비용 25만원을 기준으로 한 달에 8번, 200만원이 들어간다. 레슨을 하는 프로에게 수업료 월 100만원, 연습장 비용 40만원, 장비구입비와 경비 등을 따져보면 400만원은 기본이다.

주니어 대회는 지방대회가 많다. 중간 중간 대회에 참가했을 땐 숙박비에 연습라운딩 비용까지 200만원 이상이 필요하다. 따라서 월 평균 500만원은 기본이다. 게다가 해외 동계훈련에 한번 참가하려면 1000만원이 훌쩍 넘는다. 즉 1년 평균 7000만원 이상이 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국가대표나 대표상비군에 포함되면 라운드 비용이나 용품, 동계훈련, 대회참가비 등을 지원받기 때문에 학부모 부담은 많이 준다.

프로가 되어도 고달프기는 마찬가지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선수들이 그리 많지 않은 현실에서 국내투어만 전념하더라도 한 대회 참가 경비가 150만~200만원이 든다.

올해 여자대회 26개와 남자대회 20개를 모두 출전한다면 최소 4000만원은 잡아야 한다.

대회 상금을 통해 최소 비용을 충당하려면 남자는 총상금 랭킹 35위, 여자는 50위 이내에 들어야 한다.

여자의 경우 LPGA투어를 뛴다면 최소 20만 달러(2억원) 정도는 있어야 한다.

연간 상금이 20만 달러라면 인건비도 뽑지 못하는 ‘적자인생’이다. 2007년 LPGA투어 상금랭킹을 살펴보면 57위까지 20만 달러를 넘었다. 최소한 10만 달러 정도의 순수익을 올리려면 30위권 이내에 들어야 한다.

2부 투어의 경우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대박 스폰서 계약도 이젠 옛말이다. 박세리가 전성기 받은 30억 원은 이미 전설이다.

제대로 된 스폰서십도 LPGA 상위권 선수들에게 몰려 있다.

국내에서는 골프 용품 협찬 스폰서십도 구하기 힘들다.

현실이 이런대도 주니어 열풍이 식지 않는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원인은 부모들의 욕심이다.

권오연 프로는 “내 아이가 제2의 박세리, 위성미가 될 수 있다는 환상을 쉽게 깨기 힘들다. 능력이 안 되면 빨리 다른 길을 찾아줘야 하는데 꿈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며 부모들의 욕심을 지적했다.

주니어선수들은 연습장과 골프장이 교외에 있기 때문에 학교에 나가기도 쉽지 않다.

따라서 골프를 시작하고 몇 년을 투자하고 나면 더 이상 수업을 따라 가기 힘들기 때문에 쉽게 발을 빼지 못한다.

미디어를 통해 보는 세계는 화려한 승자의 세계다. 그러나 그 이면에 숨은 어두운 그림자를 빨리 깨닫는 것도 현명한 선택이다.
윤용환기자happyyh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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