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고시원 10곳 중 1곳이 대형화재 등 안전사고에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고시원의 57%가 숙박용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두달간 시내 고시원 3451개소를 대상으로 특별소방점검을 실시하고 불량시설 337곳을 적발해 과태료 부과 등의 행정처분을 내렸다고 20일 밝혔다.
이에 따라 재난본부는 비상구 표시등 점등불량, 옥내소화전 사용방법 표시판 미설치 등 1432개소 2324건을 현지 시정했으며, 비상등 램프교체 등은 점검반이 직접 교체하고 소방안전교육도 병행했다.
특히 고시원이 지하층 및 노후시설 건물내에 위치해 있거나 다중이용 시설과 접해 화재 발생시 대형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130개소를 선정, 중점관리대상으로 특별 관리키로 했다.
이 외에도 재난본부가 전체 고시원의 안전시설 실태를 분석한 결과 ▲화재발생 시 인명대피와 직결되는 비상구를 법정 크기(75×150㎝)로 갖추지 못한 업소 637개소(20%) ▲복도·통로 폭이 현행법 규정에 미달하는 업소 1052개소(30%) ▲칸막이에 목재 등 가연성 재료를 사용한 업소 214개소(6.2%) 등으로 나타나 안전사고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안별로는 소방 453건, 건축 87건, 전기 17건, 기타 1건 등 총 574건에 달했다.
한편, 서울지역의 고시원 이용자 10명 중 6명이 회사원이나 노무직 종사자로 조사돼 고시원이 단순한 숙박시설로 변질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용자 중 학생은 23.2%(2만5215명), 취업준비생은 19.5%(2만1135명)로 집계됐다.
지역별 고시원 현황은 ▲관악구 667개소(19.3%) ▲동작구 345개소(10%) ▲강남구 251개소(7.3%) 순으로 나타나 관악구 고시촌과 동작구 학원가에 30% 가까이 몰려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시원 수용 인원은 50인 미만이 2504개소로 전체의 78.5%를 차지했으며, 50인∼100인 미만 651개소(20.4%), 100인 이상 35개소(1.1%)로 조사됐다.,
층별 현황은 지상층 3007개소(94.3%) 지하층 183개소(5.7%)로 나타났고 지하 2층도 8개소나 됐다.
정정기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은 "서민들의 숙박 시설로 변형돼 가는 고시원의 안전관리를 위해 자유업종인 고시원을 허가제로 개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근원적인 화재예방을 위해 지하층에는 고시원의 설치를 제한하는 법령 개정을 소방방재청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kye3090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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