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3천억원이 넘는 매수 우위를 보이며 한 달여 만에 최대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이날 사흘째 `사자' 행진을 이어가며 3천244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달 29일 기록한 4천725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지난 이틀간 순매수액이 304억원에 불과한 점과 비교하면 이날 매수 강도는 크게 강화된 셈이다.
반면 개인은 차익 실현에 나서 2천649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았고 기관도 279억원을 순매도했다.
업종별로 외국인은 전기전자(1천201억원), 금융(437억원), 운수장비(403억원), 건설(301억원) 등을 주로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사자'에 힘입어 코스피지수는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1,10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 매수세 중 상당부분은 공매도를 위해 빌린 주식을 되갚기 위한 숏커버링(재매수)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주가가 오르면 손실이 커짐으로 외국인들이 서둘러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이날 증시에서는 삼성중공업(14.79%), 현대중공업(5.71%), 미래에셋증권(14.13%), 동양제철화학(8.68%) 등 대차잔고 비중이 높은 종목들이 강한 상승세를 보여 이런 추정을 뒷받침했다.
시가총액 대비 대차잔고 비중은 지난달 중순 4.5%가 넘었으나 현재는 2% 초반까지 줄어든 상태다.
국가 신용위험 지표인 CDS(신용부도스와프)프리미엄이 한미간 통화스와프 체결을 계기로 급락한 점도 외국인의 매수를 유인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금주초 7%에 육박했던 CDS 프리미엄은 현재 4%대로 급락한 상태다.
그간 급락으로 저가매력이 커진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크레디트스위스는 "한국 증시가 과매도 상태에 있다"며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우리투자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외국인이 인식하는 국내 경제 리스크가 줄면서 반등시마다 숏커버링이 강하게 들어오고 있다"며 "수급 면에서 양호한 여건이 형성되고 있지만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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