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의 쟁점별 판단과 의미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종합부동산세(종부세)에 대해 일부 위헌 및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13일 종부세 위헌소송 사건 선고를 하며 세대별 합산 부과 조항은 위헌이고, 거주목적 1주택 장기보유자에 대한 부과는 헌법불합치라고 결정했다.
     세대별 합산부과 조항은 이날로 효력을 상실했고, 1주택 장기보유자에 대한 부과조항은 향후 개정하되 2009년 12월31일까지는 잠정 적용토록 해 올해 종부세는 부과된다.

   또 종부세는 미실현 이득에 대한 과세이고 이중과세와 원자본잠식을 불러온다는 지적과 국세인 종부세가 지방재정권을 침해하고 사실상 수도권 소재 부동산을 대상으로 함으로써 지방과 차별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합헌 결정을 했다.

   이처럼 과도한 세율 체계 관련 쟁점은 `합헌'이라고 판단함으로써 종부세의 근간은 유지할 수 있게 됐다.

   ◇ 3대 쟁점은 합헌, 위헌, 헌법불합치 모두 나와 = 헌재는 세대별 합산 규정에 대해 세대원 각자의 재산을 공유재산으로 볼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 합산 과세는 비합리적이어서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부부간 합산 규정은 혼인부부를 독신이나 혼인하지 않은 부부와 차별취급하는 것으로 혼인과 가족생활을 보호하고자 하는 헌법에 위배된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결정문을 통해 세대별 합산 규정으로 인한 조세 부담의 불이익은 부동산 가격 안정이라는 공익에 비해 훨씬 크다며 위헌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 규정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6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위헌으로 갈 것 같다는 말을 구두보고 받았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조항이다.

   두번째 쟁점인 1주택 장기보유자에 대한 종부세 부과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와 생존권 및 거주 이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주거 목적으로 한 채의 주택만 장기보유하면서 주택 외에 별다른 재산이나 수입이 없어 조세 부담 능력이 낮은 경우 종부세 납세의무를 없애주거나 감면해줘야 함에도 무차별적으로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것은 과도한 재산권 제한"이라고 설명했다.

   즉, 주거 목적으로 한 채의 주택만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별다른 재산이나 수입이 없어 조세지불 능력이 낮은 사람에 대한 종부세 부과는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세번째 쟁점인 종부세의 세율 체계가 과도하다는 지적에 대해 헌재는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이 문제는 사실상 종부세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 사항인 만큼 해당 조항에 위헌 결정이 나왔다면 종부세에 대해 사형을 선고하는 것과 다름 없었다는 게 헌재 안팎의 해석이다.

   헌재는 그러나 "종부세법이 규정한 부담은 재산권의 본질인 사적 유용성과 원칙적인 처분 권한을 여전히 부동산 보유자에게 남겨놓은 상태에서의 재산권 제한"이라며 "납세 의무자의 세부담 정도는 종부세의 입법 목적에 비춰 과도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힘으로써 종부세 존치의 필요성은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