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브랜드 전면 개편으로 글로벌기업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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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11-26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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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초동 삼성타운으로 이전하면서 뉴삼성시대를 연 삼성그룹이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한다.

이건희 전 회장이 재산권 편법증여 의혹으로 경영일선에서 퇴진하면서 그룹의 중심축이 무너진 삼성그룹이 분위기를 전면 쇄신하여  뉴삼성시대로 나가기 위한 하나의 방편인 것으로도 해석된다.

삼성그룹은 26일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 계열사 사장단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서초동 삼성타운 C동 39층에서 사옥 이전 후 첫 사장단협의회 회의를 개최했다. 

윤순봉 삼성전자 부사장은 사장단협의회 회의후 “오늘 회의에서는 고려대 박찬수 교수가 나와 ‘전략적 브랜드관리’란 주제로 특강을 했다”며 “그동안에는 상품에 대한 하드웨어적 가치만 신경을 썼으나, 앞으로는 소프트웨어적인 브랜드 가치를 보강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찬수 교수는 최근 삼성전자 애니콜(Anycall)의 국내 브랜드 가치가 지난 '98년 이후 10년 사이에 10배 이상 상승해 5조원을 돌파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아울러 윤 부사장은 향후 브랜드관리 추진 계획과 관련  “오늘은 특강만 들었다. 다음주(12월3일)에 다시 모여 실질적인 토론을 벌이기로 했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이어 “다음주에 나온 회의내용으로 각 사 사장들이 회사별로 브랜드 전략을 다시 짤것”이라며 앞으로 삼성이 대대적인 브랜드 교체작업을 벌일 것임을 예고했다.

이는 애니콜(휴대폰), 보르도∙파브(TV), 하우젠(가전), 옙(MP3) 등 삼성의 대표 브랜드들을 전면 재검토하거나, 국제적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을 대대적으로 도입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동안 삼성은 다른 글로벌기업들에 비해 국제 경쟁력을 갖춘 브랜드가 너무 협소하다는 지적들을 받아왔다. 

세계 최대 브랜드 컨설팅그룹인 인터브랜드가 매년 발표하는 ‘2008 글로벌 브랜드 베스트 100’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는 176억9000만달러로 전세계 기업 중 21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1위를 차지한 미국 코카콜라의 브랜드가치는 666억7000만 달러로 거의 4배에 이르렀고, IBM은 590억3000만 달러, MS 590억1000만 달러, GE 530억9000만 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휴대폰 부문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 노키아의 브랜드가치는  359억4000만달러에 달했고, 반도체부문 경쟁사인 인텔도 312억6000만 달러에 달해 삼성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아울러 삼성은 글로벌기업으로서의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제적 브랜드를 갖춘 제품을 최소 10여개 이상은 갖춰야 하나,  현재는 애니콜, 보르도TV, 하우젠 등 몇몇 제품에 그 친다는 점도 약점으로 지적됐다. 

이에 윤순봉 부사장은 “우리나라를 예로 들면 경제규모는 세계 11위이지만 대외적인 브랜드가치 순위는 30∼ 40위대다. 반대로 핀란드는 경제적 규모로는 세계 30∼40위 수준이지만 브랜드 가치는 3∼4위권”이라며 “브랜드가치 같은 소프트웨어적인 면이 제품 경쟁력과 직결되는 시대가 됐다”고 부연했다. 

삼성그룹이 새사옥으로 이전한 후 처음으로 개최한 사장단 회의에서 설정한 주제가 바로 브랜드 관리였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삼성사장단협의회는 삼성그룹 최고의 수뇌부들이 모이는 협의체다.

이건희 전 회장의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에 따른 검찰 수사로 지난 7월1일 전략기획실이 해체된 이래 계열사별 독립경영 기치아래 삼성그룹을 이끌어가고 있는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셈이다.

삼성이 현 시점에서 분위기 쇄신 작업을 얼마나 크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를 대변해주는 반증인 것이다. 

브랜드는 회사에 대한 대외이미지 제고 뿐 아니라, 생산 제품들에 대한 자산가치를 높여주는 대표적 기준 중 하나이다.

삼성전자 애니콜은 지난 1994년 처음 탄생한 이래 14년째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고려대 박찬수 교수(경영학과)에 따르면 지난 ‘98년4월 첫 조사에서 5244억원(4억달러) 수준에 블과했던 애니콜의 브랜드가치는 5년후인 지난 ‘03년에 3조3000억원(30억달러)로 상승했고, 올해는 5조7000억원(43억달러)에 달했다. 

이와 관련 박찬수 교수는 “브랜드 가치는 시장점유율과 상품 단위당 기여수익성 등을 기준으로 평가되는 데 애니콜은 그동안 치밀한 관리를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해 온 브랜드”라며 “삼성 휴대폰이 국내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데에는 애니콜의 브랜드 파워가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사장단 회의는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진행 하에 이기태 삼성전자 부회장, 배정충 삼성생명 부회장, 김순택 삼성SDI 사장 등 30여명의 계열사 사장들이 참석했다.

당초 뉴삼성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삼성타운 C동 42층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아직 공사가 진행중인 관계로 회의는 39층에서 열렸다.

박재붕기자 pj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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