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가 들어온다..외환시장 안정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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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11-2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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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이 다음주에 들어올 예정이어서 외환시장의 불안이 해소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다시 1,500원선을 돌파하는 등 외환시장이 다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달러가 국내로 돌아온다는 것은 큰 호재다.
    그러나 외환시장의 안정을 낙관하기는 어렵다. 차입금의 대규모 상환으로 자본수지가 사상 최대 규모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갈수록 수출이 감소하면서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는 여지가 좁아지고 있다.

   따라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금융위기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국내 외환시장은 여전히 불안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 경상수지 흑자 사상 최대
10월 경상수지 흑자가 49억1천만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에 이른 것은 복합적인 요인이 결합돼서 나타난 결과다.

   무엇보다도 상품수지가 8억9천만 달러의 적자에서 27억9천만 달러의 흑자로 전환했다. 국제 원자재가격 하락으로 수입총액이 396억4천만 달러에서 361억6천만 달러로 크게 줄어든데 따른 것이다.

   원.달러 환율의 고공행진으로 여행수지 적자폭이 12억4천만 달러에서 5천만 달러로 축소된 것도 경상수지 개선에 도움을 줬다. 특히 직무여행을 포함한 일반여행 수지는 6천만 달러의 적자에서 7억1천만 달러의 흑자로 전환했다.

   경상이전수지가 2천만달러의 적자에서 7억7천만 달러의 흑자로 전환한 것도 높은 환율에 따른 현상이다.

   소득수지의 흑자폭이 14억1천만 달러로 전월의 7억9천만 달러보다 크게 확대된 것은 해외에 투자한 외환보유액을 국내로 다시 들여왔기 때문이다. 해외 채권을 중도 해지하면 만기가 아니더라도 이자를 지급받게 되면서 소득수지가 늘어난다.

   양재룡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11월에는 수출이 감소하는 만큼 흑자규모가 축소될 것"이라면서 "흑자액은 10억달러 또는 그 이상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 40억달러 도입
한미 스와프 자금이 국내로 들어온다는 사실도 외환시장에는 호재로 꼽힌다. 한은은 한미 스와프자금 300억 달러 가운데 40억 달러를 다음주에 처음으로 들여와 낮은 금리로 금융기관들에게 대출해줄 예정이다.

   국내에서 달러 자금난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외부로부터의 달러 수혈은 투자심리를 안정시킬 수 있다. 더욱이 외환보유액은 심리적 마지노선인 2천억 달러 아래로 내려올 가능성이 적지 않은 만큼 스와프 자금 인출은 외환보유액을 방어하는 상징적인 효과도 적지 않다.

   한은 관계자는 "외환보유액이 줄어들면 외환당국의 시장 컨트롤 능력에 대한 의심이 생기면서 환율이 불안하게 움직일 수 있다"면서 "외환보유액은 이런 차원에서도 환율안정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한은은 한-중, 한-일 스와프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한은은 위기시에 공급받을 수 있는 40억달러 외에 평상시에도 자금을 받을 수 있는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기 위해 중국 인민은행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협정금액은 적어도 3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같은 맥락에서 일본과도 통화스와프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체결돼 있는 150억달러를 300억달러 이상으로 확대하거나 별도의 스와프를 추가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외환시장 안정되나
경상수지 흑자와 한미 스와프 등으로 달러가 들어와도 국내 외환시장이 안정된다고 속단하기는 어렵다.

   경상수지가 10월에 49억 달러의 흑자를 냈지만 자본수지 유출초과액(적자)은 255억3천만 달러에 이른다. 상품과 소득, 서비스 등 경상부문에서 달러가 국내로 들어오더라도 국내 금융기관 등이 채무를 갚기 위해 대규모의 달러를 내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또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이 `팔자' 우위를 지속하고 있다.

   게다가 11월에는 경상수지가 흑자기조를 유지하겠지만 수출감소 등으로 인해 그 규모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도 수출업체의 과도한 선물환 헤지 등으로 경상수지 개선이 단기간에 외환시장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수출업체들이 선물환을 통해 미리 외환시장에 매도한 규모가 많아서 경상 흑자 가운데 상당액은 달러화 매물로 연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올해 들어 9월 말까지 무역수지가 142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수출기업의 선물환 순매도 규모는 661억 달러에 달했다.

   SK증권 염상훈 연구원은 "3분기까지 선물환 순매도가 많았기 때문에 경상 흑자가 환율 하락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이라며 "조선, 중공업체의 해외 수주 감소 등으로 4분기에 선물환 순매도가 줄어들면서 단기적으로 환율 상승을 자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통화스와프 자금을 가져오는 것도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는 점에서 큰 호재가 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국제금융센터 김용준 부장은 "미국과의 통화스와프는 시장에 이미 알려진 내용이어서 인출 자체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통화스와프 만기 연장이나 한도 확대, 한중일 통화스와프 가시화 여부 등 새로운 재료에 관심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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