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해외순방 기간 정기국회의 새해 예산안 및 법안 처리가 차일피일 늦어지는데 대해 답답한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30일 전해졌다.
최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남미를 방문한 이 대통령은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한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에게 국회 상황을 수차례 물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새해 예산안, 법안 등의 처리가 왜 이렇게 지지부진하냐"며 "예산안이나 법안들이 시원스럽게 국회에서 통과돼야 일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물었다는 게 안 의원의 전언이다.
나아가 이 대통령은 "내년부터는 경제살리기를 위한 여러가지 개혁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법안이 통과되지 않고 있어 답답하다"며 한나라당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이는 경제난 극복을 위한 국력 총결집이 절실한 상황에서 `경제극복을 위한 법.제도'를 마련해줘야 할 국회가 정작 갈등만 반복하며 예산안 및 법안 심의라는 본연의 업무를 방기하고 있는데 대한 하소연으로 풀이된다.
실제 18대 국회는 지난 5월말 출범 이후 30일 현재까지 9건의 법안만을 처리, `국회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내년도 예산안과 별도로 국회에 계류돼 있는 법안 건수만 해도 무려 2천189건이다.
문제는 예산안과 법안 처리가 언제 이뤄질지 `시계 제로(0)'라는 점이다.
한나라당은 `12월9일까지 예산안 및 부수 법안 처리, 이후 임시국회에서의 쟁점 법안 처리'라는 시간표를 정해 놓았지만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극력 저지에 나설 경우 지연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 대통령이 귀국 직후 정치권을 향해 `초청장'을 계속해 발송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27일 한나라당 지도부와 조찬회동을 가진데 이어 28일 국회 상임위원장 및 간사단과 오찬을 함께 했고, 금주초 초당적 협력을 당부하기 위해 여야 3당 대표를 초청할 예정이다.
하지만 `대(對)국회 설득작업'마저 난항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의 답답함은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지난 28일 국회 상임위원장 및 간사단 오찬 행사에 불참한데 이어 여야 대표 회동에도 참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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