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민간 주도 '구조조정 전담기구' 출범하나?

정부가 민간 주도로 기업 구조조정을 총괄하는 '구조조정 전담기구'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30일  "채권금융기관과 민간 주도로 기업 지원과 구조조정을 총괄하는 기구의 설치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기침체 여파가 건설사, 조선부문에 이어 다른 주요 업종까지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조치로 풀이된다. 정부는 위원회를 통해 효율적인 구조조정을 가해 기업들의 잠재된 부실을 막겠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과거 외환위기 때 운영되던 기업구조조정위원회를 벤치마킹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조조정위원회는 지난 1998년 6월 236개 채권 금융기관들이 '기업구조조정 촉진을 위한 금융기관 협약'을 체결해 발족한 기구로, 1999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됐다.

기업의 회생가능성에 따라 퇴출여부를 결정하면서 기업의 생사를 판가름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최근의 상황은 환란 때와는 달리 부실 징후가 감지되는 정도여서 정부가 직접 나서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구조조정 전담기구가 부실 또는 회생가능한 기업의 처리 방향을 결정한 뒤 자금지원이나 구조조정을 하고, 정부와 금융당국은 측면 지원을 담당한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외환위기 때는 줄줄이 쓰러지는 기업을 처리하는 것이 시급해 정부가 전면에 나섰지만 지금은 그때와 상황이 다르다"며 "민간 주도로 하되 기업의 생사를 판정하는데 더욱 정교한 평가 원칙과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변해정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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