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경제상황이 악화되면서 성장률 전망 역시 동반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마저 흘러나오고 있다.
물론 정부는 여전히 정책의지가 반영된다면 생각보다 빨리 경제가 회복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일자리 창출이나 산업활동동향 등 여러 지표를 보면 정부의 공식 전망치도 조만간 하향 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주요 투자은행 "내년 한국 성장률 1.2%" 대폭 낮춰
8일 기획재정부와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골드만삭스·JP모건 모건스탠리·UBS·스탠다드차타드·바클레이스·메릴린치 등 세계 7개 주요 투자은행들의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 평균치는 1.2%(11월 30일 기준)였다. JP모건과 메릴린치가 1.5%, 스탠다드차타드 1.4%, 바클레이스 1.0%를 제시했고 UBS는 아예 -3.0%를 제시해 충격을 주었다.
주요 투자은행들의 성장률 전망 평균치는 지난 9월 30일 4.3%에서 10월 31일 3.0%로 내려갔다가 이번에 다시 하향 조정됐다는 점이 주목된다. 9월 말 이후 두달 사이에 전망치 평균이 3.1%포인트나 떨어진 것이다. 이런 속도라면 내년에는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 국내기관도 마이너스 전망
시간이 흐를수록 경제상황이 악화되면서 국내 기관들도 비관적인 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달 초 내놓은 '2009년 경제전망'에서 내년 성장률이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0.2% 역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금융기관이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한 것은 처음이다.
이 같은 흐름에 경제부처 장·차관들까지 동참하면서 기획재정부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이날 내년도 한국경제 성장률과 관련해 사견임을 전제한 뒤 "3%를 기준으로 플러스,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며"세계 경제가 예상보다 괜찮으면 3% 이상, 더 안좋아지면 3% 밑으로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용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2%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더욱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 정부 3% 하향조정 불가피
이에 따라 정부는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아직은 정부가 지난달 국회에 내년 예산수정안을 내면서 제시한 4% 안팎을 유지하고 있으나 이후 경기 하강속도가 빠른 것이 여러 지표를 통해 확인되고 대외여건도 계속 안 좋아지고 있어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정부는 경제활성화를 위한 여러 조치가 제대로 작동하기 시작하면 성장률은 외부에서 보는 전망보다 1%포인트 가량은 더 나올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지난달 3일 전망치를 1%포인트 내려잡은 지 한 달여밖에 안 됐다는 점도 부담스런 대목이다.
하지만 일자리 창출이나 산업활동동향 등 여러 지표를 보면 정부의 공식 전망치는 하향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가장 최근 내놓은 4% 안팎에 비해 다소 떨어진 3% 중반 정도를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서영백기자 inc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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