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성장률 덫에 갇힌 재정부(재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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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3-17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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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지도 못하고 안내리자니 상황이 비관적이고"

연말을 맞은 기획재정부의 고민이다. 경제성장률 전망과 관련해서 비관적인 전망이 줄을 있는데다 국내 기관들까지 이러한 흐름에 동참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8일 세계 7개 주요 투자은행들이 제시한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 평균치는 1.2%에 불과했다. 특히 UBS는 아예 -3.0%를 전망해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국내 금융기관들도 내년도 경제에 대해 마이너스 성장을 내놓기 시작했다. 삼성증권은 이달 초 ‘2009년 경제전망’에서 내년 성장률이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0.2% 역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경제부처 장·차관들까지 이러한 흐름에 합류하면서 재정부는 당황스런 분위기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사견임을 전제로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3%를 기준으로 플러스,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고 말했고 이창용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상황에 따라 조금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는데 실제로 몇 % 정장할지 정확히 추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재정부는 아직까지 겉으론 성장률 하향 전망 기색을 내비치지 않고 있으나 속으로는 이미 내년 경제성장율 전망치를 놓고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국회에서 내년 수정 예산안을 내면서 제시한 4%에서 지난달 3일 전망치를 1% 포인트 내려 잡은 지 한 달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 또 다시 하향 조정한다는 것은 부담스런 대목이다. 그렇다고 당초 제시한 4% 성장률을 고집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일자리 창출이나 산업활동동향 등 여러 지표를 보면 정부의 공식 전망치를 조만간 하향 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를 지켜보는 외부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의 비관적인 성장률 전망치에서 볼 수 있듯 현재 우리 경제상황은 전시상황이나 다름없다. 여러 보고서 속 경제성장률이 비관적이라는 것이 중요하지 '숫자'에 왈가왈부할 시점이 아니기 때문이다. 성장률 4%니 3%니 수치에 얽매이지 말고 경제활성화를 위한 역할에 충실할 때가 아닌가 싶다. 김한나  기자 hann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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