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신분으로 10일 검찰에 소환된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은 오전 8시부터 시작된 15시간의 강도 높은 조사를 마치고 오후 11시께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자신과 관련된 여러 의혹 가운데 탈세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나머지 의혹에 대해서는 혐의를 부인했다.
박 회장은 심경을 말해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국민 앞에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앞으로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힘겹게 말문을 연 뒤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조세포탈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인정한다. 세법을 몰랐다. 홍콩법인도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태광실업 관계자는 나중에 홍콩법인의 `존재'를 인정한다는 뜻이지 `소득세 탈세'를 인정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부연설명했다.
그는 휴켐스 헐값 인수 등 다른 의혹에 대해서도 "인정할 것도 없고 정상대로 했다. 다른 의혹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 회장은 약 5분 동안 취재진의 질문에 답한 뒤 대기하고 있던 흰색 승합차를 타고 청사를 떠났다.
대검 청사에서는 20명의 카메라 기자를 비롯해 70여명의 기자들이 모여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한편 박 회장은 이번 주 후반이나 주말께 출두할 것으로 관측됐으나 이날 전격소환됐으며 취재진의 눈을 피해 이날 오전 8시께 검찰청사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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