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국회의원 같지 않은 국회의원 1위를 뽑으라면 한나라당 강명순 의원일 것이다.
의원으로서의 본분을 지키지 않는다는 얘기가 아니라 자선단체 원장이나 목사 이미지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아니, 오히려 국회의원이 되고 나선 그 이미지가 더 확고해졌다고 보는 게 맞는 표현이다.
그도 그럴 것이 강 의원은 ‘빈곤퇴치’라는 신념 아래 30년 이상 외길을 걸어온 사람이다. 대학 시절 접한 빈민촌 아이들의 애절한 눈빛이 그를 평생과업인 빈곤퇴치로 이끌었으며 그것이 현재의 아동복지법, 장애인복지법, 평생교육법이라는 성과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강 의원은 스스로도 “나는 정치 활동하러 국회 온 게 아니다. 빈곤 문제 전문가로서 관련 정책의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해 온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가 생각하는 빈곤퇴치란 여느 의원이 하는 것처럼 복지법안만을 발의하는 것이 아니다.
저소득이라는 경제적 의미에서 훨씬 확대해 정치ㆍ경제ㆍ사회ㆍ교육ㆍ문화적 측면에서 다각도로 바라보고 이해해야 한다는 게 강 의원의 지론이다.
이를 위해서라도 강 의원은 지금도 예전 목사 시절처럼 장애인, 결식아동 등 빈곤에 허덕이는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고 그들이 원하는 것이 진정 무엇인지에 귀를 기울인다.
또 빈곤자들에 무조건적인 물질 공세가 아니라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힘을 길러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런 강 의원이 최근 힘든 시기에 부딪혔다. 정부 대상의 지역아동센터 예산 책정 요구가 다른 현안에 밀려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8개월여를 매달려 온 일이 수포로 돌아가자 홈페이지에도 죄송하다는 글을 올렸으며 의원직을 그만둘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강 의원에게 그동안 많이 애썼고 노고가 컸다는 따뜻한 네티즌들의 위로는 그의 진정한 저력이 무엇인지를 되새겨보게 한다.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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