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박용석 검사장)는 15일 세종증권 매각 비리 의혹은 상당부분 실체가 규명됐다고 보고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세종증권 주식을 거래했는지와 함께 휴켐스 헐값인수 의혹을 캐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2005년 7월 초 세종증권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명시한 농협 내부 보고서가 작성된 점에 주목, 이날 박 회장을 불러 그해 6월께 정대근 당시 농협회장 등 농협 내부자로부터 "세종증권을 인수한다"는 미공개정보를 얻었는지 추궁했다.
검찰은 박 회장 외에 세종증권 주식투자로 거액의 시세차익을 올린 대량 매매자를 압축하고 미공개정보 이용과 차명거래 등 위법성을 의심할 만한 인사를 추려내는 작업도 이번 주말까지 마칠 계획이다.
또 농협의 자회사인 휴켐스가 태광실업에 저가에 매각된 것은 아닌지 밝히기 위해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적정가격을 산정하고 있으며 신한은행 등 5개 금융기관 투자사들이 휴켐스 인수 컨소시엄에 참여하면서 적정한 계약을 체결했는지 등을 계속 수사 중이다.
특히 검찰은 정대근 전 농협회장이 세종캐피탈(세종증권 대주주)의 홍기옥 사장으로부터 건네 받은 50억원의 사용처를 거의 규명했으며 로비 정황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홍 사장은 2005년 12월 10억원, 2006년 2월 40억원을 정 전 회장의 측근 남경우(구속) 전 농협사료 대표가 운영하는 금융자문사 IFK에 자문수수료로 가장해 송금했으며 남 전 대표가 이 돈의 관리를 맡아 다양한 사업에 투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회장은 검찰에서 "50억원은 내 돈이 아니고 남씨의 돈"이라는 진술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태광실업의 계열사인 정산개발이 경남 김해와 진해의 아파트 건설용 부지를 시행사인 K사와 D사에 팔아 두 회사가 300억원대 이익을 남겼는데 이들 회사가 박 회장의 위장회사는 아닌지 수사하고 있다.
또 정승영 정산개발 사장이 D사 대표를 지내면서 회삿돈 수십억원을 횡령한 것은 아닌지도 살펴보고 있다.
박 회장은 이들 회사는 본인 소유가 아니라고 강력 부인하고 있으며 K사와 D사의 실소유주는 같은 인물로, 해외에 도피 중이라고 해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검찰은 농협이 증권사를 인수할 수 있도록 농림수산식품부(구 농림부)의 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농림부 장관 등에게 로비했는지 조사를 끝내고 사법처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최재경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번 수사에서 지금까지 어떠한 로비 리스트나 거액의 비자금은 발견된 바 없다. 특단의 단서가 드러나지 않는 한 검찰이 집중 수사할만한 새로운 쟁점이 부각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검찰은 노건평씨를 23일 구속기소하는 등 사건을 차례로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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