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도프 금융사기에 스필버그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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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12-16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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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도프 다단계 금융사기에 유력인사들 다수 피해

HSBC.노무라.BNP파리바 등 주요 금융사들도 피해 속출

미국의 버나드 메이도프 전 나스닥증권거래소 위원장이 벌인 500억달러 규모의 다단계 금융사기에 걸려든 투자자들이 속속 확인되면서 전세계 주요 금융회사들은 물론 스필버그 감독과 노벨상 수상자인 엘리 위젤, 미 프로야구팀 뉴욕 매츠의 구단주, 상원의원, 유력 신문사 사주 등 저명인사들도 이번 사기의 피해자로 확인됐다.

특히 일부 자선재단들은 메이도프의 사기에 돈을 날려 재단의 문을 닫아야만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월스트리트저널과 ABC방송 등에 따르면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의 자선재단도 상당액을 메이도프에게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나치 수용소에서 살아남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던 엘리 위젤의 자선재단도 상당액을 잃을 처지에 놓였다.

미 프로풋볼팀 필라델피아 이글스의 전 구단주인 노먼 브레이먼, 미 프로야구 뉴욕 메츠의 구단주 프레드 윌폰도 이번 사기에 걸려들었으며, 파산위기에 놓인 미국 최대의 자동차업체인 GM의 금융자회사인 GMAC의 에즈라 머킨도 피해자의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리포트와 뉴욕데일리 뉴스의 소유주인 모티머 주커먼도 피해를 당했다.

미국 상원의원 가운데 최고 갑부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프랭크 로텐버그(뉴저지) 의원은 가족 명의의 자선재단에서 상당액을 메이도프에게 투자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전세계 주요 금융회사들의 피해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영국의 HSBC는 10억달러 가량이 잠재적 피해에 노출돼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최대은행인 BNP파리바도 휴일인 14일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3억5천만유로(4억7천만달러)를 잃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3위의 소시에테제네랄 은행은 손실 규모가 1천만유로 미만이라고 발표했다.

스위스 은행들은 37억유로(50억달러) 가량의 손실에 직면해 있다고 제네바 언론들이 전하고 있다. 자산관리회사인 UBP는 10억달러의 손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페인의 금융기관들도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중앙은행인 스페인은행은 스페인 금융기관의 연루정도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하기로 결정했다고 일간 엘문도가 14일 전했다.

스페인 최대 은행인 방코 산탄데르는 헤지펀드 자회사 옵티말이 한 하위 펀드를 통해 약 23억유로의 피해를 봤으며, 산탄데르가 조성한 1천700만유로의 펀드가 메이도프에게 투자됐다고 밝혔다.

산탄데르 은행의 회장인 에밀리오 보틴의 아들이 운영하는 캐피털 매니지먼트도 수억달러의 손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열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도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으나 정확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고, 2천300만유로(3천100만달러) 가량을 투자했다는 영국의 투자회사 브램딘 얼터너티브는 이번 사건이 미국 금융감독 및 증권시장의 구조에 대한 "체계적 실패"를 드러냈다고 비난 목소리를 냈다.

일본 최대 증권사인 노무라홀딩스도 15일 성명을 통해 메이도프 펀드에 275억엔이 노출돼 있다며 그로 인한 충격은 '제한적'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투자 내역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AP통신은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와 씨티그룹, 메릴린치, 도이체방크, 코메르츠방크 등에 이번 금융사기에 피해를 당했는지 여부를 문의했으나 이들 금융회사는 모두 답변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위험에 노출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에서도 일부 연기금과 보험사들이 이번 금융사기 사건에 연루된 '페어필드 센트리' 등에 투자해 1천억원 이상의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감독원은 15일 국내 보험사 등 금융기관과 사학연금 등 일부 연기금이 12일 기준으로 '페어필드 센트리'나 '프리미오 셀렉트' 등의 헤지펀드에 총 9천510만달러를 직·간접적으로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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